순교자 성월의 가장 가운데 날인 오늘 9월15일 연중 제24주일은 서울대교구의 성 김대건 신부 순교 1백50주년 기념 신앙대회가 개최되는 뜻 깊은 날이다. 이번 신앙대회는 미래지향적인 행사이며, 자기혁신과 자기회심의 행사이며, 한국 천주교회만의 집안 잔치가 아닌 사회와 겨레와 함께 하는 열린 교회를 지향한다는데 큰 뜻이 있다.
성 김대건 신부 순교 1백50주년의 해를 맞아 그 어느 때보다 순교신심을 새롭게 부각시키려는 노력과 노력들이 전국적으로 다양하게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 서울 신앙대회는 참으로 그 의미가 깊고 크다할 것이다. 90년대 들어 소공동체 운동을 주도해오는 등 한국교회의 대표교구요 수도교구로서 순교정신의 대국민 생활화를 천명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번 신앙대회가 행사 위주의 80년대 세 차례 대형 행사 때와는 다르게 차별화를 추구하는 노력이 돋보이는 이유도 여기도 있다. 이번 행사 이후에도 시복시성 운동과 더불어 김대건 신부 장학회 등 지속사업을 전개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나선 것이다. 여기에다 조직적인 교육과 기도로 준비됐다는 점에서도 과거 대규모 신앙집회와 구별지을 수 있다는 평가다. 9일기도를 2차에 걸쳐 실시하고 묵주기도 7천만 단 봉헌운동을 벌여 목표치를 초과 달성했으며 유해 순회기도를 봉헌하는 한편 신앙대회 홍보글을 주보에 8차례 연속 게재하고 본당파견 강의를 통해 김대건 성인의 순교정신을 교육시켜 왔던 것이다.
무엇보다 이번 신앙대회가 가장 돋보이는 점은 「내가 변하지 않으면 세상도 변하지 않는다」는 각오로 이 땅의 복음화를 추진하겠다는 신자 개개인의 다짐을 받아 낸 일이다. 참으로 내가 변함으로써 세상을 변화시키는 모범을 살았던 분들이 우리 순교 선열들이 아니던가. 부모친지를 버리고 첩첩산중이나 감옥뿐만 아니라 형장의 마지막 순간까지 증거의 삶을 살았던 순교 선열들의 모습을 보고 세속 사람들 특히 옥졸들까지 감화받아 신앙의 싹을 틔웠던 분들이 바로 김대건 성인이요 순교 선열들인 것이다.
신자들의 다짐을 적은 봉헌문 내용 중 가장 많은 이가 고해성사를 자주 보겠다고 답했으며 가능한 한 매일 미사에 참례하겠다. 구역 반모임 등 소공동체에 꼭 참여하겠다는 다짐과 각오를 피력하고 있는 것으로 중간집계 됐다고 한다. 이 같은 다짐들이 모이고 쌓여 겨레의 복음화를 앞당기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이 같이 신자 한 사람 한 사람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이번 신앙대회야말로 우리 교회가 겨레 앞에 더욱 가까이 다가가는 구체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임을 밝혀둔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