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원자력 발전소에 근무하는 서울대교구 오금동성당에 적을 두고 있는 가톨릭 신자입니다.
여기 영광 지역 신부님께서 환경운동이라는 차원에서 교회 안에서나 밖에서 열심히 활동하시던 때 저는 회사의 책임있는 간부의 한 사람으로서 참으로 안타까울 뿐이었습니다.
언젠가 서울에 있는 개신교 신자인 저희 회사 고위간부가 저더러 신부님이 부당하다고 생각을 하면 왜 연판장을 받아서라도 교구에 보고하지 않느냐고 질책을 했을 때 저는 가톨릭 신앙에서 신자와 사제는 어버이 같아 자식이 어버이를 고발하라는 것으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고 거부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얼마 전 방사능 누출이라는 사건을 그 신부님이 발표하실 때에도 그분은 우리 발전소 신자들에게 정보를 받은 양 말씀하셨고 서울 모 교수의 자료를 직접 인용하면서 거기에 그 내용이 있는 것처럼 폭로(?)를 하였을 때도 그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원자력발전소에 근무하고 있는 신자들은 심한 배반감에 휩싸여 어쩔 줄 몰라 하는 모습을 보면서 참으로 참담한 심경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우리 회사 원자력 담당 전무는 우리들의 고충을 들을 때 마다 사제인 그분이 그럴수가 있겠는가 하고 반신반의 해 오다가 얼마 전 원자력 5ㆍ6호기 건설 찬반공청회 때 보시고는 신부인 그분이 그럴지는 몰랐다 하며 탄식을 계속 할 때『보십시요』라고 말할 수도 없었고 다만 착잡하기만 했습니다.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에 인류가 최선의 노력을 하면서 얻은 전기가 우리 모두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면서도 굴절된 환경운동가나 대안 없이 행동하는 반대론자들에 의해서 터지면 다 죽는다고 원자력 발전을 마치 핵폭탄시하며 사회를 진동케하고 국민들에게 심리적 파괴를 서슴지 않는다면 누가 필요한 전기 생산에 전념하겠습니까? 그리고『가톨릭 신앙은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도 반대냐, 과학과는 같이 갈 수 없는 신앙이냐』라고 물을 때 우리 원자력에 종사하는 신자들은 무엇이라고 대답을 해야 할지 답답하기만 합니다.
모든 부문의 전문가인양 반대 논리를 펴고 있는 한 두 사람의 이야기만 듣고, 수많은 기술의 집약으로 이루어진 원자력 발전소의 각종 분야 전문가들 중 가톨릭 신앙을 가진 석박사들의 이야기는 왜 들으려 하지 않는지 안타깝기만 합니다.
그 신부님은 여기 계실 때 원자력에 대한 지식을 알게 되면 반대 의지가 약화된다고 우리들과는 대화를 거부하고 설명하고자 하는 신자들을 윽박지르기만 하셨으며 반대를 위해서는 전문가의 이야기도 듣지 않고 전문가인양 사실을 왜곡하는데 주저하시지 않는 모습을 보았을 때 저희는 정말로 부끄러웠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아무쪼록 더 이상 갈등의 원인이 우리 가톨릭에 의해서 증폭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되어 여러 신부님들과 형제자매님들께 감히 호소 드립니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