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신앙대회에서 큰 봉사로 한몫을 담당했던 가톨릭 스카우트 대원들. 홍승권 지도신부가 비록 어리지만 의젓한 모습을 보여준 대원들에게 감사하다며 그들을 격려하는 글을 보내와 게재한다.
<편집자 주>
가톨릭 스카우트 가족여러분 안녕하세요.
스카우트활동을 하면서 가슴이 뿌듯했던 일이 있었습니다.
제가 지도신부로 있는 가톨릭 연맹의 대원들과 함께 봉사를 하면서 느낀 일이었습니다. 지난 9월15일 우리 천주교회의 신자들이 10만 명이 넘게 모여 잠실 종합운동장에서 큰 행사를 치루었습니다. 그런데 그 행사 본부에서 가톨릭 스카우트에 봉사를 요청해 왔습니다. 그런데 요청은 젊은 청년 스카우트들로 2백 명 정도가 있었으면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저희 가톨릭 스카우트에서는 그런 수의 청년을 모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행사 본부에 소년 소녀들이 봉사에 참여할 수 밖에 없다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랬더니 행사 본부에서는 그 어린 대원들이 무엇을 할 수 있겠느냐는 식으로 걱정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렇지만 행사에 참여한 대원들은 여러 곳에서 젊은 지도자들과 함께 의젓한 모습으로 봉사를 했고 행사가 끝날 무렵에는 행사의 주례자이신 김수환 추기경님께서 스카우트 대원들의 봉사에 감사한다는 인사를 듣기까지 했습니다. 그리고 더욱 흐뭇했던 것은 행사가 끝난 다음이었습니다. 사람들이 다 가고나니 정리를 할 사람이 없어 예정에 없던 뒷정리까지 대원들이 함께 도움을 준 것입니다. 어린 대원들이 무엇을 할까 걱정했던 행사의 각 부서에 있던 사람들이 스카우트 대원들에게 몇 번이나 고맙다는 말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얼마나 많은 어른들이 우리 청소년들에게 잘못된 편견을 가지고 있는가를 생각했습니다. 아이들이 어른들 행사에서 무엇을 할까 하고 걱정을 했지만 어른들보다도 훌륭한 모습으로 봉사를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청소년들입니다. 더구나 훈련이 잘된 스카우트 대원들은 어른들이 생각할 수 없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스카우트 창시자인 베이든 포우엘경은 일찍부터 이런 청소년들의 가능성을 발견하신 분입니다. 그래서 그분은 지도자로서의 성공과 실패는 그 지도자가 대원들을 얼마나 믿는가에 달려 있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들이 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면 대원들은 지도자의 뜻을 충실하게 수행을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도 많은 지도자들은 이런 정신에 따라 대원들을 신뢰하며 기쁜 마음으로 스카우트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스카우트의 많은 매력 중에 하나는 이것입니다. 믿어주는 지도자가 있고 믿음직한 대원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지도자와 대원이 바로 세상을 변화시키고 세상 사람들을 놀라게 하고 있습니다.
스카우트 대원 여러분!
여러분은 어린 소년 소녀들입니다. 그러나 여러분들이 단복을 입고 스카우트 활동을 시작하는 순간부터 여러분은 어린 소년소녀가 아니라 믿음직한 스카우트 대원이 되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입고 있는 단복은 멋을 부리기 위한 옷이 아니라 세상 사람들에게 봉사하기 위한 옷입니다. 그래서 세상 사람들에게 신뢰와 기쁨을 주기 위해 입는 옷입니다. 여러분들이 단복을 입는 순간 이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 넘치기를 기대합니다. 많은 선배들이 바로 그런 자신감 속에서 많은 활동을 했고 인정을 받았습니다. 여러분들도 바로 그 가톨릭 스카우트의 일원임을 자랑스럽게 여기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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