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으로 돌아가자」는 운동이 시작됐다. 전국 귀농운동본부가 지난 9월19일 서울 용산 농업기술진흥관 강당에서 창립대회를 갖고 정식 출범한 것이다. 반가운 소식이면서 동시에 안타까움을 느끼는 것은 우리의 농촌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는 사건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사실 우리나라 농촌사정은 꿈의 세기인 21세기를 눈앞에 둔 현시점에서도 매년 40만 명이 넘는 농민들, 특히 대부분 젊은 농촌사람들이 도시로 도시로 빠져나가고 있다. 이제 남아있는 사람들은 노인들과 부녀자들 뿐이다. 농촌을 이끌어갈 젊음의 힘, 그 활기참이 없는 것이다. 지금 우리의 농촌은 스스로 회생할 수 있는 자생력을 상실한 지 이미 오래된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 실정이다.
바로 이 같은 절박한 상황이 이번 귀농 운동본부의 발족을 서두른 것이다.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우리가 이번 조처를 반기는 이유는「농촌을 살려내야 한다. 농촌을 살려야 우리가 산다」는 당위성이 재촉한 당연한 조처이기 때문이다. 생명가치를 바탕으로 한 생태적 농업공동체 건설에 목표를 두고 출범한 귀농 운동본부의 앞으로의 활약상을 크게 기대해 본다.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그동안 우리 교회가 중심이 되어 벌여왔던 우리농촌살리기 운동의 대안(代案)으로 이번「농촌으로 돌아가자」는 운동이 채택됐다는 점에서 신자들은 물론 교회당국의 보다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이 있어야 할 것이라는 사실이다. 농촌을 살려보기 위한 도시본당과 농촌본당 간의 다양한 연계노력을 기울여 왔지만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농촌회생운동의 기초를 닦아야만 된다는 점을 간파한 조처이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우선 농촌을 떠나갔던 젊은이들이 고향으로, 고향의 품으로 돌아가야 한다.
무엇보다 농촌출신 젊은이들이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해 주는 것이 시급하다. 그리고 대학생 직장인 등 도시 젊은이들의 농촌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구체적으로 끌어내어 농촌으로 돌아가 생명의 텃밭을 일구도록 의식을 고취해야 한다. 그러나 농촌 총각들은 장가가기도 힘든 상황이라든지 농어민 자녀들의 교육문제 등 보다 근원적인 개선책도 일단 젊은이들이 농촌으로 돌아가야만 시도할 수 있는 사안들이다. 그런데 여러 가지 열악한 여건 속에 놓여진 농촌으로 돌아갈 젊은이들에게는 편리함만을 추구하는 시대풍조(?)에 반하는 과감한 결단과 용기가 필요할 것이다.
우리가 할 일은 바로 이들 귀농자들을 격려하고 관심과 애정을 구체적으로 발휘함으로써 그들이 농촌활성화의 일꾼이 되도록 지원ㆍ협력해 주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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