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문제에 대한 사회전반의 의식개혁 필요성이 새롭게 제기되고 있다.
최근 태아를 성감별한 의사들이 무더기로 형사처벌을 받게 된 것은 돈벌이만을 추구하는 의료인들과 남아선호사상에 따른 기성세대들의 반윤리성과 비인도성을 단적으로 보여준 증거다. 따라서 우리 사회에 만연된 생명의식불감증을 불식하고 정신적 가치를 되찾기 위한 노력이 시급히 요청되고 있다.
이번 성감별 의사들의 구속은 실정법의 엄격한 적용이자 잘못된 의료행위를 엄벌하겠다는 선언적 의미를 갖고 있다. 그러나 성감별을 요청한 임부에 대한 처벌규정이 없고 낙태금지도 사문화된 현실에서 과연 의사들에 대한 처벌만으로 태아 성감별에 의한 낙태행위를 막을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따라서 생명문제에 최우선점을 두는 의식개혁운동이 일어나지 않고서는 성감별에 의한 태아살해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이번 처벌을 통해 밝혀진 대다수 병원에서의 관행적 태아 성감별과 특히 고소득 고학력층의 성감별 행위는 우리사회가 총체적인 윤리의식 마비증에 걸려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생명불감증을 근본적으로 치료하기 위해서는 의료인들의 의료 본연의 의식정립과 함께 정부와 각 종교 시민단체에서의 공동 대책과 공동 노력이 무엇보다 시급한 상황이다.
정부로서는 남아선호사상을 뿌리 뽑는 정책개발과 함께 아직도 완전한 평등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우리 사회의 제 분야를 해소해 나가는데 시기를 늦추지 말아야 할 것이다.
특히 정부는 태아 성감별과 낙태행위를 의료계 비리나 성비 불균형에 따른 사회불안 가중 등에 국한시켜 문제의 심각성을 제기할 것이 아니라「인간존엄성과 생명의 가치 최우선」이라는 과감한 의식 전환과 함께 이를 국민들에게 교육 홍보할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마련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우리 교회는 교구 각 본당 단체 등의 각종 교육 프로그램에 생명문제에 관한 내용을 강화시키고 생명에 관한 새로운 가치질서를 확립하는 등 생명문화 건설에 누구보다도 앞장서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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