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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 2년만에 다시 찾은 마닐라는 크게 달라진 것은 없고, 많은 차량은 여전하여 교통이 혼잡하며, 공해는 더 악화된 것 같았다.
이 곳 역시 다른 개발 도상국들과 같이 빈부의 차가 매우 심해 세계에서 손꼽히는 부자가 있는가 하면 정말 양심있는 사람으로서 차마 눈으로 볼 수 없는 처참한 환경에서 사는 사람들도 부지기수였다.
여러 곳에 성당이 있어 호텔 근처에 있는 명동성당만한 한 성당에 아침미사를 가니 평일인데도 여러대의 미사가 그 곳 토착어뿐 아니라 영어로 집전된다고 한다.
시내 사무실 건물과 마찬가지로 성당 입구에도 경비원이 24시간 지키고 있는데 보안상 신원카드를 달고 들어가지는 않지만, 성당에 미사참례하러 오는 사람이 아닌 잡상인이나 구걸하는 사람들을 통제하는 것 같았다.
새벽 평일미사에도 2백여 명 정도 참석하고 있으며, 성당 입구에 있는 예수님 고상에는 입구를 드나드는 신자들의 입맞춤으로 예수고상의 발부분이 아주 반지르하게 윤이 나있었으며, 동전을 쇠상자에 넣어 작은 촛대잔에 불을 붙여 기원을 비는 흔히 볼 수 있는 것 이외에, 입구에서부터 무릎으로 제단 앞까지 기어가며 기도를 고행으로 바치는 여러 신자들의 모습이 이채로웠다.
열대지역이라 추위 바람막이가 필요치 않아 창이나 문들이 없는 성당건물로서 참새같은 새들이 지저귀며 기거하는 모습도 보였고, 성당과 인접한 주택에서는 유행가가 들려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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