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H본당은 해마다 한차례씩 본당의 날을 맞이하여 체육대회를 겸한 야외미사를 거행한다.
따라서 이 주일은 특전미사와 새벽미사를 재외하곤 본당에서는 미사가 없다. 미사 중 공지사항 시간에 특히 이 본당의 날 행사에 많이 참여하도록 신부님께서 독려하셨다.
『여러분, 아셨지요? 본당의 모든 신자들은 「남녀를 노소하고」 한분도 빠짐없이 본당의 날 행사에 참여해야 합니다』.
그러자 신자들이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뭔 소리여?』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가 아녀?』 『난 당최 모르겠네』. 그러더니 급기야는 인내력이 약한 사람들로부터 흐느끼듯 웃기 시작했고…. 아무튼 본당의 날을 앞둔 H본당은 그렇게 한주전부터 웃음꽃이 피었다.
★…출소자(?)…★
신앙공동체는 일반공동체보다는 어딘가 달라도 다르다.
좀 끈끈한 정이랄까? 하여튼 말로 표현하기가 힘든데 특히 해외의 교민사회의 신앙공동체는 더욱 더 그렇다.
아직 정식으로 교포가 없는 모스크바 한인천주교회는 대개 일정기간을 체류하는 시한부 교민들만 모이는 곳이다. 그래서 이 공동체의 특성상 임기를 마치거나 학업이 끝난 사람들이 정들었던 한인공동체를 떠날때면 꼭 미사의 말미에 인사를 한다.
모 기업체의 간부로서 3년간 모스크바에 파견근무를 마치고 귀국하는 살레시오씨가 남아있는 다른 신자들에게 작별 인사하러 나왔다. 대개 이때쯤에는 정들었던 공동체와의 이별이 아쉬워 숙연해 지기 마련인데 이 양반도 그랬던가 보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3년간 근무를 마치고 고국으로 떠나는 살레시오 입니다』 해 놓고는 더 이야기가 길어지면 목이 메이겠든지 『저는 이제 출소해서 나가지만 가서도 남은 재소자들을 위해 기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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