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東)티모르, 이 지명은 금년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2명의 가톨릭인으로 인해 세계적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아시아의 로메로」로 알려진 동티모르의 벨로 주교와 역시 동티모르 저항운동 평의회 공동의장인 호세 라모스 오르타씨가 그 주인공들이다. 이들이 지난 20년간 인도네시아를 대항해 무혈, 비폭력의 독립투쟁을 전개해온 것이 수상이유로 알려져 있다.
인도네시아의 수도 자카르타 동쪽 2천km에 위치한 티모르섬의 동쪽반을 차지하고 있으며 인구 80만명에 면적 1만4천여㎢ 의 작은 나라, 동티모르는 우리 남한의 9분의 1크기에 불과하다. 이처럼 작고 잘 알려지지 않았던 곳이 한 주교와 평신도의 노벨평화상 수상으로 삽시간에 전 세계에 알려짐으로써 이곳은 큰 변화와 혼란이 예상되고 있다.
그것은 노벨상 자체가 동티모르의 독립을 간접 지원하는 의미를 갖고 있기에 인도네시아의 태도여하에 따라 심각한 상황이 전개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평화상이 발표되자마자 인도네시아 정부가 『놀라움과 실망을 금할 수 없다』면서 평화상 시상 기준을 비판하고 나선 것을 보면 결코 평탄치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이미 인도네시아는 동티모르가 독립을 선언한 1975년에 당시 인구의 30%가 넘는 20만명을 학살한바 있고 1991년 11월에는 독립을 외치는 동티모르인 2천여명을 학살한 사실이 있어 이 같은 우려를 더 깊게하고 있다.
우리 교황청에서는 이번 수상에 대해 『매우 기쁘게』 생각하고 이번 수상이 『국민의 인권을 존중하면서 구체적인 해결책을 찾는 계기가 되길』희망함으로써 동티모르의 독립을 지원하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동티모르를 후원하고 있는 천주교 인권위원회 동티모르 특별위원회 역시 이번 수상을 『진심으로 환영하며』 이 지역이 하루속히 인도네시아의 철권통치에서 벗어나 생존권을 보장받고 평화가 정착되도록 바라고 있다.
인구의 85%가 가톨릭신자들이라는 이유만이 아니라 더 근본적으로 불의와 부당한 탄압에 대항해 정의를 위한 힘겨운 투쟁을 벌이고 있는 동티모르에 한국교회 전체의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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