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사명은 아무리 강조해도 모자랄 것이다. 선교야말로 교회가 존재하는 이유이기 때문이다. 사실 교회가 문제가 있다면 이 같은 선교사명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데 따를 결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런데 한국 천주교회의 복음화를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요인으로 이 같이 중차대한 선교사명에 대한 의식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우리가 믿고 있는 신앙에 대해 확신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 같은 지적은 10월20일 전교주일을 맞아 본보가 전국 각 교구 사목국장 신부들을 대상으로 특별설문을 벌인 결과 밝혀진 것이다. 교구 사목상황을 실제적으로 파악해 관장하고 있는 사목국장들의 이 같은 지적은 교회구성원 중 많은 이들이 세상 안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 주고 있다. 참으로 신자 한 사람 한 사람이 각자 삶의 현장에서 증거의 삶을 사는 것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아닐 수 없다.
이번 설문조사를 통해 사목국장들은 복음화를 위한 선교활성화 방안으로 소공동체 운동을 통한 복음화 및 지속적인 신자재교육 그리고 새로운 선교열의 회복을 들고 있다. 이밖에 여러가지 방안과 제안들을 내놓고 있어 바람직한 2천년대 복음화 전략이 기대되고 있다.
여기서 우리는 신자라면 당연히 선교의지를 키우고 실천해야 한다는 점을 한번 더 강조하고 싶다. 그리고 비그리스도인만이 아니라 그리스도인들이 먼저 선교되어야 한다는 의미를 재음미해봐야 한다. 선교의 첫 대상은 그리스도인 자신인 것이다. 그 다음 단계로 선교는 남을 내게 「데리고 오는 것」이 아니고 「가라」라는 명령이라는 사실이다. 「가서」세상 안에서 「바로살기 운동」을 벌이는 것이라는 가르침을 실천해야 한다. 가서 십자가 운동을 벌여야 한다는 것이다. 선교는 이렇게 해서 그리스도의 강생과 십자가와 부활에 근거한 삶의 운동을 벌이는 일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전국 방방곡곡에는 참으로 많은 수의 십자가들이 밤이 되면 불 밝히고 있다. 우리 천주교회만 하더라도 전국 1천여개의 본당을 비롯해 수많은 공소 및 교회시설들에 십자가가 높이 달려있다. 또한 신자 가정마다 모두 십자고상을 모시고 있지 않은가. 십자가의 의미를 제대로 알 때 선교의 일차적인 과제는 달성됐다 할 것이다.
십자가는 「자기 죽임」이요「자기 희생」이라는 가르침을 스승 예수 그리스도의 강생과 죽음, 부활사건을 통해 알고 있는 우리들이 아닌가. 전교의 달을 보내며 나부터 십자가 삶을 살아야겠다는 다짐과 기도를 바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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