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전생(前生) 또는 환생(還生)증후군이 심각한 상태라는 본보의 보도(10월 27일자 19면)가 있었다. 소위 전생 또는 환생 신드롬은 자신이 태어나기 전에 어떤 모습, 상태였겠는가 그리고 죽어서는 또 어떤 모습, 상태로 변화될 것인가를 공상적으로 그리면서 현실을 외면하거나 도피하려는 심리, 정신적 불안상태라고 해석되고 있다.
이런 현상이 요즘 들어 급부상하게 된 원인은 최근 출판계에서 전생이나 환생을 다룬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또 영화나 대중가요들이 이를 급속도로 확산하면서부터라고 한다. 왜 이 현상이 지금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대개 정치 사회 경제적 불안과 이로 인한 현실 도피적인 사고가 겹쳐진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인 듯 하다. 즉 지금 나의 삶이 괴롭고 어렵고 힘겹게 느껴질수록 전생에서의 삶을 동경하게 되고 사후에는 보다 근사하고 환상적인 삶을 공상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전생이나 환생에 대한 공상은 대체로 현세의 삶이 불안하고 불만스럽고 고통스런 사람들에게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볼 수 있다.
물론 이런 현상이 요즘에 와서 처음 생겨난 것은 아니다. 인간의 내면 잠재의식 속에는 늘 자신이 어디서부터 왔으며 어디로 갈 것인지에 대한 의문과 회의가 있기 마련이다. 이런 의문에 대해 신앙인과 비신앙인 간에는 차별이 있기 마련이고 우리 가톨릭신자와 비신자간에도 분명히 구별이 있는 것이 당연하다.
그런데 한국 갤럽 조사연구소에서 실시한 한국인의 종교와 종교의식조사에 나타난 통계를 보면 개신교신자는 21.4%가, 가톨릭신자는 24.5%가 전생을 믿고 있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생을 믿고있는 가톨릭신자들이 부활신앙은 어느 정도로 믿고 있는지, 그리고 전생을 인정하는 것과 부활신앙과는 어떤 관계가 있다고 보는지 등에 대해서는 조사해보지는 않았지만 그들의 신앙관에 문제가 있음은 틀림없다. 신자 4명 중 한명이 잘못된 신앙을 가지고 있다면 결코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사랑으로 부모를 통해 이 세상에 처음으로 태어났기에 우리에게는 전생이란 존재할 수 없다. 대신 우리는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처럼 죽은 후에 부활한다는 사실을 교리로 받아들이고 신앙으로 믿고 살아가고 있다. 우리에게 부활이 없다면 믿음도 헛되다고 할 만큼 우리의 신앙은 부활에 근간을 두고 있다. 부활한 우리의 모습이 어떠할 지는 현세에서의 삶의 좌우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우리 교회가 신자들에게 현세에서의 아픔과 고통을 넘어 내일의 영광스런 부활의 희망과 환희를 미리 체험하고 간직하도록 해주지 못한다면 그 책임은 교회가 질 수 밖에 없다. 교회가 서둘러 전생, 환생 신드롬에 대한 대안을 제시해야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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