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나는 K를 통해 너를 알게 되었단다. 북한에 있는 친구 중 가장 생각나는 친구가 누구냐고 물었더니 S 너라고 하더구나. K는 마지막으로 너와 헤어진 때를 생각하며, 네가 잘있는지 무척 궁금해 하고 있단다.
k 못지않게 너도 k가 잘있는지 궁금하겠지? 『북한을 탈출해 가다가 잡히지는 않았을까? 가족들이 다 무사할까? 지금쯤 어디서 살고 있을까?…』. 네가 학교에서 남조선은 착취와 압박이 끊임없이 계속되는 사람이 살 수 없는 몹쓸사회라고 배웠기 때문에 더욱 걱정할 것 같구나.
하지만 S야! 네 친구K는 「원쑤의 나라」라고 배웠던 낯선 남한에서 하루하루 적응해가며 가족과 함께 매우 잘 지내고 있어. K와 그 가족이 남한에 온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3년이 되어 가고 있구나.
K는 명랑하고 의젓하며 몸도 많이 났단다(좋아졌단다). 요즘 K는 대학입시 준비때문에 밤을 밝히며 최선을 다하고 있다. 통일이 되어 K와 네가 만나면 얼마나 반가울까? 그날이 빨리와 나도 너를 보고 싶구나. 아직은 언제라고 기약할 수 없지만 오고 있는 통일시대, 그때의 주인공은 바로 너희들 남북한의 모든 청소년들임을 꼭 알려주고 싶었단다.
그러나 우리 어른들은 너희 주인공들이 멋지게 역사의 미래를 열어 가도록, 함께 살아가는 그 준비를 제대로 해주지 못하고 있지. 그래서 대단히 미안하단다. 하지만 S야! 우리가 지금부터라도 마음을 열고 서로의 얼굴을 바로 보자꾸나. 그래서 분단 때문에 많은 이들이 겪어야 했던 그 아픔의 골짜기들을 우리 서로의 웃음으로 메우자꾸나. S야! 우리가 만날 그날까지 몸도 마음도 건강해야 해. 너는 하느님을 잘 모르겠지만 K와 우리 모두는 그날을 위해 기도하고 있단다. 잘있어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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