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경축하는 예수 부활 대축일을 맞았다. 온누리에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영광과 환희가 넘쳐나길 기원한다. 우리가 이날을 기뻐하는 이유는 그리스도의 부활로 세상의 악과 어두움에 대한 통쾌한 승리를 바라보기 때문만은 아니다. 우리도 부활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어서다. 우린 죽음으로 그치는 한시적인 생명이 아니라 죽음으로써 오히려 새 세상을 가져오신 예수님을 믿는 신앙인들이기에 이미 영생을 살고 있다. 바로 이 죽음을 이기신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 사건이 있어서 그리스도교가 기쁨의 종교, 희망의 종교인 것이다. 그러기에 우린 지금 아무리 힘들고 어려운 삶을 살고 있더라도 기쁘고 희망차게 살아야 할 의무가 있다.
전국 각 교구장 주교들도 예수 부활 대축일을 맞아 일제히 메시지를 발표했다. 특히 교구장들은 국회의원을 선택하는 총선거를 앞두고 부활하신 주님을 세상에 증거할 수 있는 중요한 활동의 하나로 선거에 참여함으로써 우리 사회에 부활의 희망을 전하는 삶을 살것을 당부했다. 교구장 주교들은 “그리스도인 공동체에게는 세상의 불의한 구조마저도 부활하신 예수님의 가치로 돌려놓아야 할 책임이 따른다”며 “백성들의 눈물을 씻어주는 정치를 기대하기 위해 인간에 대한 사랑과 올바른 가치관과 비전을 지는 인물을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주교들은 “가난하고 외롭고 고통으로 신음하고 있는 사람들이 살고 있는 곳이 바로 갈릴래아”라면서 “우리는 이 시대의 갈릴래아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냉전 체제가 남아 있는 한반도는 오늘날에도 분쟁의 불씨를 안고 있다. 하지만 평화의 주님을 고백하는 우리는 부활을 통해 항상 새롭게 희망을 발견한다. 십자가의 죽음을 이기고 인간의 구원을 이룬 예수 그리스도는 부활을 통해 참 평화와 희망을 선사하신다. 하지만 그 평화는 그저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이 땅에 참 평화를 실현하기 위해선 구원을 선사하시는 주님께 의탁하고 각자의 삶 속에서 분쟁과 이기심을 넘어 형제자매들과 함께 평화를 건설하려는 노력을 실천해야 한다.
부활은 신앙인들의 삶을 지탱해주는 희망의 메시지이다. 올해 부활절을 맞아 우리는 모든 이들이 더불어 살아가는 참된 평화의 세상을 만들기 위해 기도하고 실천해야 할 것이다. 부활하신 예수님의 영광이 다시 한 번 온 인류에 희망의 메시지로 전해지길 기원하며, 부활 대축일을 다함께 경축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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