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제는 어렵다는데, 명품시장은 호황이라고 한다. 백화점이나 면세점의 명품 수입도 불경기를 모른단다. 가히 명품시대다. 핸드백과 관련된 유머 하나를 소개한다. 한 남자가 친구에게 여자들이 들고 다니는 핸드백의 명품과 짝퉁을 구분하는 방법을 아는지 물었다. 그 친구는 잘 모른다고 답했다. 아니 웬만한 전문가들도 진품과 짝퉁을 구별하기 쉽지 않다고 했다. 그러자 그 남자가 친구에게 이렇게 말했다. 갑자기 비가 오면 명품 가방은 가슴에 품고 비를 맞히지 않으려고 애를 쓰지만, 짝퉁은 우산대용으로 머리에 쓰고 간다는 것이다.
명품의 의미가 크게 변질됐다. 명품을 선호하는 이들은 그 가치를 알기 때문에 비싼 값을 주고서라도 소유하려고 한다. 일부 사람들이 자신의 부를 과시하기 위해 사치품으로 명품을 구입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명품이 왜 명품인가? 무조건 비싸고 튼튼하다고 명품은 아니다. 명품은 최고가 되겠다는 목표에서 만들어진다. 최고가 되겠다는 뚜렷한 목표를 가진 이들이 오늘의 명품을 만든다. 또한 명품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긴 시간이 필요하다. 오늘 하루가 아닌 긴 호흡으로 미래를 내다보고 준비하는 사람만이 명품 인생을 살 수 있다.
세상에는 분명 명품이 존재한다. 신앙에도 명품 신앙이 있다. 명품 가방과 짝퉁 가방의 차이는 디테일에 있다. 대충 보면 다 비슷해 보이지만 가까이에서 박음질 상태나 마감처리 등을 자세히 살펴보면 명품과 짝퉁은 구별이 된다. 신앙도 마찬가지다. 명품 신앙과 가짜 신앙은 대충 보기에는 별반 달라 보이지 않을지도 모른다. 문제는 디테일에 있다. 잘 보이지 않는 삶의 작은 순간에서 우리의 모습은 어떠했는지. 그 모습 그대로 하느님께서 기뻐하시기에 충분했을까?
명품은 그 가치를 위해 끊임없는 투자와 노력으로 브랜드 관리를 한다. “명품은 세일을 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브랜드에 대한 가치와 자부심이 대단하다. 기업에 있어 브랜드의 가치가 중요하듯 신앙도 그러하다. 미사를 바치든, 봉사와 섬김의 일이든 맘먹는다고 하루아침에 되는 일은 아니다. 하느님께서 주신 재능 위에 끊임없는 자기 훈련과 노력이 더해져야 한다. 그래야 변명만 늘어놓는 아마추어 신앙인이 아니라 명품을 만들어내는 프로 신앙인이 될 수 있다. 훈련이 선수를 만들고 피나는 노력이 명품을 만든다. 모두 다 같은 신앙 같지만 하느님을 감동시키고 기쁘게 하는 신앙이 있다. 하느님 앞에 멋진 그리스도인으로 서려면 끊임없는 자기 성찰과 노력이 우선돼야 한다. 그래야 명품 인생, 명품 신앙인이 될 수 있다.
명품 인생을 살려면 자존심이 깨어지는 아픔도 감내해야 한다. 자고로 성공한 사람은 ‘자존감’은 높이되 ‘자존심’은 낮추는 지혜를 가졌다고 한다. 때로는 남을 나보다 낫게 여기는 겸손함이 성공의 가장 좋은 무기가 될 수 있다. 남을 높이는 겸손은 역설적으로 남에게로부터 자신이 높임을 받게 되는 부메랑 효과를 가져온다. 사람은 누구나 겸손한 자를 좋아하지 교만한 자는 싫어한다. 하느님께서도 교만한 자는 꺾으시고, 겸손한 자를 높이신다고 말씀하셨다.
하느님께서 주신 재능에 따라 최선을 다하자. 지금 힘들다고 낙심하지 말고 그럴 때일수록 내일과 내년 그리고 10년 후를 내다보는 식견을 가져야 한다. 명품 인생과 명품 신앙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만들어가는 것이다. 참 사랑을 하며, 서로에게 진실하고, 서로를 이해하는 지혜가 명품 신앙을 만든다. 내 것만 챙기지 않고 이웃과 사회를 배려하는 소박한 삶이야말로 명품 신앙이 아닐까.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