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보노 퍼블리코(Pro Bono Publi
co)’라는 라틴어 용어가 있다. 흔히 줄임말로 ‘프로 보노(pro bono)’라고도 하는데, 원래 의미는 전문적인 지식이나 서비스를 공익 차원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법조계에서는 변호사를 선임할 만한 경제적 여유가 없는 사회적 약자들에 대해 무보수로 변론이나 자문을 해주는 봉사활동이라는 뜻으로 쓰인다.
최근 한국 사회에서도 연예인이나 사회 저명인사들의 실천으로 귀에 익숙한 ‘재능기부’는 이같이 서구 사회에 뿌리내린 ‘프로 보노’ 관습에서 그 뿌리를 찾아볼 수 있다고 한다.
금전적인 기부가 일회성에 그치기 쉬운데 반해 기부자의 전문성과 지식을 바탕으로 하는 지속적인 기부 형태라는 점에서 ‘재능기부’는 기부 문화가 한 단계 진화된 모델이라는 평을 듣는다.
서울 한 본당의 문화예술인 모임을 취재하면서 재능기부의 의미가 다시 한 번 떠올랐다. 음악, 문학, 조각 등 자신이 지니고 있는 다양한 예술적 재능을 성당 재건축을 위해 내어놓는 회원들 모습이 ‘교회 내의 재능기부’를 보는 듯해서였다.
이제 사회 안에서는 재능기부가 광범위하게 확대되는 추세라고 한다. 유명인들뿐 아니라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취미나 동아리 활동을 활용해 재능기부를 하는 움직임이 늘어나고 있다. 재능기부는 물질적 측면만이 아니라 함께 느끼고 동참하는데 더욱 큰 의의가 있다는 말에 동감한다. 신앙인들이 참여하는 재능기부는 하느님이 주신 재능을 다시금 되돌려 드린다는 면에서도 새롭다는 생각이다. 예술적 재능이나 특별한 전문 기술이 없다 하더라도,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분야를 활용해 본당을 위해 또 주변의 이웃을 위해 재능기부에 동참해 보려는 노력들이 활발해지면 좋겠다. 그것 또한 부활하신 예수님이 가르치신 사랑의 삶을 사는 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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