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중고등학생들의 자살 사례가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본보 11월3일자 보도에 따르면 나라의 미래를 걸머지고 갈 청소년들 중 자살자가 늘어나고 있는 현실에 대해 교회당국의 청소년대상 생명교육이 보다 강화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올해 들어 주일학교 문제 등 청소년 사목에 특별한 관심을 쏟아붓고 있는 우리 교회로서는 이 문제를 극복하는데 더더욱 적극적으로 임해야 할 것이다.
본보 보도는 최근 국정감사 중 발표된 교육부의 자료를 인용해 「중고생들의 자살자 수가 95년의 경우 1백88명으로 1년전인 94년의 96명에 비해 거의 두배로 증가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다. 이와 함께 「올해 1학기동안만 벌써 1백15명의 중고생이 자살」한것으로 밝혀져 지난 6개월동안 이틀에 한번 이상 거의 하루에 한번 꼴로 청소년이 스스로 생명을 끊은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던져두고 있다.
우리는 이번 교육부 국감자료 발표 결과 청소년들의 자살동기 중 가정문제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청소년 문제는 바로 어른들의 문제」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입증하고 있기에 더욱 그러하다. 자라나는 청소년들의 자살은 결국 가정과 사회가 생명의 존엄성 등 생명에 대한 건전한 가치관을 심어주지 못한 결과일 것이다.
우리 모두는 인간의 생명은 하느님의 선물이요 각자에게 주어진 과제임을 인식하는 한편 생명의 절대권은 하느님에게만 유보되어 있음을 자녀들에게 가르쳐야 한다. 또한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며 공존의 의무가 있음을 알려주어야 한다. 이것이 우리 교회의 가르침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평소 교육과 더불어 자살을 기도하는 사람을 미리 발견해서 직접적으로 자살을 막는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자살을 하려는 사람들은 여러가지 자살조짐인 전구(前驅)증상을 미리 나타내 보이는데 전구증상을 찾는 것이 자살을 예방하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 말로 직접 또는 간접으로 죽고자하는 의향을 표시하고, 유서를 쓴다든지 재산을 정리하거나 귀중품을 누구에게 주는 등의 행동을 보인다는 것이다.
차제에 청소년들의 자살예방은 물론 일반인들의 자살을 방지할 수 있는 대책마련에 교회당국이 적극 나설 방안을 건의해 본다. 교회 자체만의 힘으로 부족하거나 효과를 거두기가 어렵다면 정부나 일반사회단체와 공동으로 자살예방센터 같은 기구를 설립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것이다. 자살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정신의학자 사회학자 심리학자 공중보건 위생전문가 신학자 등으로 구성된 자살예방센터 같은 기구를 설립해 자살 전구 증상에 대한 국민계몽 및 교육을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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