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12월1일 주일부터 교회력으로 새해를 시작하는 대림절을 맞았다. 교회전례에서 대림절은 세 가지 참 뜻을 지니고 있다. 첫째는 역사적으로 이 세상에 탄생하는 그리스도의 성탄축일, 즉 첫번째 오심에 대한 준비이고 둘째는 세말(世末)에 다시 오시는 성자의 기다림과 심판에 대한 대비이며 셋째는 교회에서 성자의 재림을 위해 길을 닦는 보속과 속죄 등 마음의 준비이다.
대림절은 한마디로 예수 그리스도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함께 기억하고 묵상하며 기다리는 시기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성탄절이 가까와 오면 마음의 준비보다 겉치레가 성행하는 것이 현실이다. 크리스마스 캐럴이 거리에 울려 퍼지고 수많은 오색전등이 깜박이는 크리스마스 트리가 여기저기 세워지는 등 거리의 상점이나 호텔마다 떠들썩하고 공연히 들뜬 분위기가 조성되는 것이다.
이 같은 세태에 대한 우리 그리스도인의 책임은 없을까 반문해보는 것으로 대림절을 맞는 것도 의미있을 것이다. 대림의 참뜻이 비교적 잘 보존된 유럽 중남부에서는 이런 시끄러운 광란의 분위기를 찾아보기 힘들다고 한다. 해가 진 거리에는 연중에 느끼기 어려운 평온한 고요함이 깃들고 사람들은 거리나 호텔이 아닌 교회와 가정에서, 진정한 마음으로 크리스마스를 준비한다는 사실을 우리 신자들부터 상기해야 할 것이다.
대림의 참뜻은 가정에서의 준비와 교회를 통한 전례적인 축복속에서 이뤄질 수 있다고 한다. 검소한 음식, 조용한 기도, 남모르는 자선 행위를 통해서 우리를 구원하러 오시는 아기 예수님을 기다리도록 하자. 절제와 봉사를 실천하는 대림절을 보내고, 온 가족이 손을 맞잡고 기쁨속에서 성탄미사에 참례하겠다는 작은 소망들이 이뤄지는 대림절이 되도록 기도하자.
특별히 올해 대림절은 새로운 세기 3천년대를 준비하는 첫해로서 우리 교회가 선포한 「성자의 해」를 시작하는 시기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저물어가는 20세기 안에서 그리스도의 구원을 믿고 전한다는 교회 공동체가 그동안 무엇을 해왔으며 이제 제삼천년기에 접어들면서는 진정 어떻게 변신함으로써 온 누리에 복음을 전파할 수 있는지를 성찰해야 한다.
이번 대림절은 한국교회 구성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우리 평신도 한 사람 한 사람이 변화되는 계기로 삼았으면 참으로 좋겠다. 나부터 변해야 세상이 변화된다는 외침에 귀 기울이는 대림절이 되기를 기원해본다. 구체적으로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살아가겠다는 신자들의 각오와 다짐들이 부정부패로 얼룩진 오늘 한국사회의 어두운 구석구석을 비춰주는 작은 등불로 타오르는 대림절이 되도록 기도하고 또 기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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