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선은 사람을 죽음에서 건져내고 모든 죄를 깨끗이 없애 버립니다』(토비 12, 8). 이 말씀은 매년 한 해를 마감하는 시점에서 맞이하는 자선주일을 기해 우리 모두 묵상해 봐야 할 경구다.
오늘 대림 제3주일은 주교회의가 제정한 제13회 자선주일이다. 지난 84년 한국천주교회 2백주년 기념행사를 마무리하면서 제정된 자선주일은 「우리에게 오시는 주님은 불쌍하게 버려져 있는 가난한 이웃들 안에 계신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일깨워 주고 있다. 주님께서는 헐벗고 굶주린 사람이 되셔서 우리의 따뜻한 손길을 기다리고 계시는 것이다.
불우한 이웃을 돕는 실천행위를 자선(慈善)이라고 한다. 자선은 인간이 인간을 사랑하는 가장 확실한 징표이기에 그리스도교인들에게 자선행위가 특별히 권장되고 있는 것이다. 적극적인 자선활동은 우리의 신앙을 성숙하게 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며, 받은 은혜에 보답하는 크리스찬 정신 곧 인간정신의 진수이기도 하다.
경제성장에 따라 생활수준이 향상된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도 우리 주위에는 불우이웃이 적지 않다. 생활수준이 향상된 만큼 불우이웃이 겪는 상대적인 소외감과 고통은 더 클것이다. 특히 갑작스런 재난이나 사고로 고통속에 살아가고 있는 이웃들의 아픔은 일반인들의 들뜬 연말분위기 덕분에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봐야 한다. 그런데 갑작스런 재난이나 사고는 바로 나 자신에게도 닥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이웃의 고통을 통해 우리에게 전하시려는 하느님의 메시지는 무엇일까」를 되새겨보는 자선주일이 됐으면 좋겠다.
연말과 함께 맞는 이 성탄시기에 제정된 자선주일의 참 의미를 재음미해보자. 예수님께서는 인간들에게 경고하신다. 『이 어리석은 자야, 바로 오늘 밤 네 영혼이 너에게서 떠나가리라. 그러니 네가 쌓아 둔 것은 누구의 차지가 되겠느냐?』(루가 12, 20). 또한 주님은 하느님과 재물을 동시에 섬길 수 없다고 말씀하신다(마태 6, 24참조).
우리 모두 자선주일을 맞아 「가난의 비참함에 시달리는 이웃의 고통을 나 자신의 고통으로 느낄 수 있는 능력을 주십사」고 하느님께 간구하고 사랑을 나누는 한 주간이 되도록 노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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