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학회의 주제는 앞에서 말한바와 같이「2000년대의 사목적 의학」이었다. 그 골자는 흔히 말하는 전인적 치료와 비슷한 점이 없지 않으나, 우리는 잉태되는 순간에서부터 죽는 순간까지 그리고 더 나아가 사후까지도 연계되는 인간생명의 존귀함에 절대적 가치를 부여한다는 점이 다르다 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환자의 인격을 존중하고 가족들의 어려움을 내 일처럼 보살피며, 사람이면 누구나 반드시 맞이하게 되는 죽음이 영원한 생명으로의 길임을 강조한다는 점이 다른 것이다.
박용휘 회장은 개회 메시지에서 인간사랑과 생명보위(保衛)를 강조하고 낙태술, 함부로 저질러지는 유전자 조작, 뇌사판정과 장기이식 그리고 그에 따르는 반생명적 비윤리적 문제점에 대해 경고했으며, 학회가 말의 잔치를 뛰어 넘어 실천하는 학회로 탈바꿈 할 것을 호소하였다. 또한 가톨릭 의료인은 모름지기 고통의 실체를 의학적으로 파악하는 한편, 종교적으로도 그 깊은 뜻을 새겨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열린 강연에서 싱가폴의 죤림씨는『의사ㆍ간호사ㆍ각급 병원종사자들은 모름지기 병들고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해 인간으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의 간호를 아끼지 않았던「착한 사마리아 사람」과 같은 성스럽고 인간다운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역설했으며 선교의 측면에서 의료는 단순한 직업이라기 보다는 신으로부터 받은 성직임을 재삼 강조했다.
그리고 오늘날 물질주의와 인간생명 경시 풍조가 팽배하고 있는 사회에서 우리들이 직면하고 있는 많은 어려운 의료 문제들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책무가 있다는 점이 강조되었다. 예를 들어 보호받지 못하는 나이 어린 십대의 임산모, 에이즈환자, 고령환자, 그리고 임종을 맞이하고 있는 말기환자들에 관한 제반 문제를 해결하고, 폭 넓은 구원의료사업을 펼쳐야 한다는 것이다. 고통받고 버림받은 환자들에 대한 사랑은 희생없이는 실천할 수 없으며 그러한 희생을 통해서 우리 모두는 부활의 길로 들어설 수 있다는 것을 깨우치게 됐다.
학회 첫날에는 세속의 모순속에서 그리스도 신앙에 입각한 사목적 의학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정하고, 「사목적 의학」의 본질과 실천요강 그리고「사목적 의학」을 통한 전교의 가능성이 논의됐다.
싱가폴 가톨릭의사협회 지도신부인 에드몬드 던 신부는「사목적 의학은 생명에 대한 올바른 인식에서만 출발이 가능하며, 이러한 정신은 히포크라테스의 선서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면서「오늘날 의료는 가치의 측면에서 가장 심각한 도전을 받고 있어 전대미문의 위기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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