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비 종교집단의 광신적인 행태가 또 다시 폭로돼 충격을 주고 있다. 수십명의 신도를 떼죽음으로 몰고 갔던 오대양교ㆍ영생교 사건 등이 아직 잊혀지지도 않았는데 「아가동산」이라는 사이비종교의 악행이 또 터져나왔다.
탈출 신도들의 폭로가 사실이라면 종교집단 아가동산은 종교의 이름으로 임금 착취와 살인을 자행한 반인권 사교(邪敎)집단이다. 언론에 보도된 「아가교」의 행태는 사이비 종교집단의 전형적인 모습들을 보여준다. 「나를 믿고 따르면 영생을 얻을 수 있다」고 신도들을 세뇌시킨 뒤 이들의 재산을 헌납받아 기본자산을 마련하고, 이를 기반으로 신도들에게 임금을 주지 않으면서 고된 일을 시켜 재산을 불리는 수법을 썼다. 신도들은 외부와 철저히 차단된 채 교주의 감언이설에 속아 맹목적인 숭배를 강요받았으며, 심지어 이상한 교리를 앞세워 부부 사이나 부모 자식간에도 서로 만나지 못하게 하는 등 인륜을 저버리는 일들을 서슴치 않았다고 한다. 또 견디다 못해 집단에서 탈출하려 하는 등 「규율」을 어긴 신도들에 뭇매를 가하고 매에 못 이겨 숨지면 사체들을 농장 안 야산에 암매장한 협의도 받고 있다.
몇년 전 집단자살극으로 막을 내린 오대양이나, 역시 이탈신도를 살해한 뒤 암매장한 혐의를 받고 있는 영생교 등 사이비 집단들과 똑같은 모습이다. 영생교는 암매장된 것으로 추정되는 유골이 새로 발견됨으로써 그 잔혹성과 광신적인 모습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이번 기회에 사이비 종교집단들의 실상을 낱낱이 파헤쳐 억울한 피해자들이 더 이상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같은 사이비 종교가 양산되거나 그에 빠져드는 추종자들이 많다는 것은 사회 병리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반증이다. 농경사회가 해체되고 산업화와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사회는 이질화되어 그로부터의 소외를 느끼는 계층이 늘고 있다. 교육수준과 소득이 낮고 일상생활이 힘든 계층에 지상 천국과 영생(永生)등을 강조하는 사교의 교리는 위안이자 매력일 수 밖에 없다.
종교에 대한 믿음이 건전한 양식을 바탕으로 하지 않고 맹신(盲信)으로 치닫는 것이나 현세에서의 복을 기원하는 기복(祈福)종교가 만연하는 현상은 어쩌면 기성종교가 제역할을 하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대부분의 기성종교들은 중산층이 주류를 이루는데 반해 신흥종교들은 억눌린 자, 상처받은 자들을 대상으로 삼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들에게 많은 것을 시사해 주고 있다. 이번 「아가동산」사건은 우리 가톨릭교회에도 맹성의 계기가 돼야할 것이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