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막을 내렸다. 이번 총선을 통해 당선된 천주교 신자 의원은 73명. 지난 18대에 비해 다소 줄었다고 하지만 전체 국회의원 300명 가운데 24.3%나 된다. 한국교회 복음화율을 감안하면 두 배 이상 높은 수치다.
한국교회는 총선 직전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를 중심으로 6개 교구에서 총선 출마자들에게 정책 질의서를 보낸바 있다. 우리 교회가 지향하는 사회적 의제들에 대한 질문들이었다. 내용에는 사형제도, 4대강 복원, 한미 자유무역협정, 공동선, 사회양극화 문제 등 굵직굵직한 사안들이 포함됐다. 우리 교회는 이를 통해 신자들이 정당이나 지역주의가 아닌 인물과 정책을 보고 선거에 참여하도록 도왔다. 물론 후보자들 중에는 성실히 자신의 의견을 답해온이들도 있지만 아쉽게도 답변조차 주지 않았던 이들도 많았다고 한다.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확인할 수 있었다.
지금 우리 사회는 심각한 양극화 현상으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 따라서 신자 국회의원들은 무엇보다 신자로서 자신의 양심에 따라 세상의 빛과 소금 역할을 담당하며 올바른 정책을 펼쳐나가는데 앞장서야할 것이다. 특히 당리당략이나 개인적인 입장으로 정치를 하지 않고 교회의 가르침에 충실히 따르는 섬기는 정치인들이 많아지길 희망한다.
지난 몇년간 정치인들 중에 당파적 입장을 떠나 신앙과 양심에 따라 활동하는 이들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젠 변해야 한다. 따라서 신자 국회의원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그만큼 기대하는 바가 크다. 적지 않은 신자 의원들이 신앙과 시대적 양심에 따라 정책을 펼쳐나갈 수 있다면, 우리 교회가 바라는 공동선 실현과 생명문화 건설에 성큼 다가설 수 있다.
신자 당선자들뿐만 아니라 모든 당선자들은 선거 당시 우선적으로 국민들을 섬기고 봉사하겠다고 외쳤다. 이들은 국민으로부터 나온 권력을 위임받아 나라와 국민을 위한 참정치를 실현하겠다고 하나같이 목소리를 높였다. 이 말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섬김과 봉사는 우리 교회의 기본적인 자세이자 소명이다. 국민 위에 군림하지 않고 스스로를 낮추며 섬기고 봉사하는 자세야말로 신자 여부를 떠나 정치인들의 우선적인 덕목이 아닐 수 없다. 향후 신자 의원들은 그리스도적 가치를 바탕으로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들의 고통과 어려움에 적극적인 관심을 기울이며 우리 사회에 복음적 가치를 심는 일꾼으로 매진할 것이다. 거룩한 부활절을 지내며 이번 총선을 통해 뽑힌 ‘국민의 일꾼’들이 우리나라와 한국교회에 새 희망, 새 비전을 선사하길 간절히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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