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9일은 교회가 지내고 있는 제98차 세계 이민의 날로 국가간 경계가 무너지고 전세계가 그야말로 하나의 지구촌이 된 오늘날의 현실을 돌아보면서 이주민에 대한 참된 관심을 새롭게 성찰하는 날이다.
이미 우리나라는 자신이 태어나 생활하던 땅을 떠나 낯선 곳으로 이동하는 이주 현상이 일상적인 것이 된 대표적인 나라이다. 국내 체류 인구는 이미 150여만 명에 달하고 있으며, 세계적으로 이주민들의 수는 수억 명을 넘어서 있다. 따라서 오늘날 세계에서는 이주민의 문제가 남의 일인 나라는 단 하나도 없다고 할 수 있다.
한국의 경우 경제 성장에 따라 찾아오는 이주민들의 증가 속도와 규모가 세계적으로 손꼽힐 정도가 되었다. 특별히 우리나라에서는 한국 사람과 혼인을 해서 다문화가정을 이루는 이들이 급증하고 있어 이들에 대한 다양한 정책적 배려가 절실한 때이다.
하지만 이런 급변하는 사회 현상과 관련해 지금까지는 없었던 새로운 사회 문제들도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언어의 장벽은 물론 풍습과 문화의 차이들은 이들 이주민들이 한국 사회에 적절하게 적응해 새로운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가는데 장애가 되고 있다. 물론 정부 관계 당국과 교회를 비롯한 사회시민단체들은 이들 다문화가정의 구성원들이 원활한 사회 생활을 영위하고 제대로 적응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지만 여전히 보완하고 강화해야 할 정책적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우리는 무엇보다도 먼저 선결돼야 할 과제는 이들 이주민들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의 전환이 아닐 수 없다. 이미 많은 이주민 관련 사목자들과 활동가들이 지적하고 있듯이 이들 이주민들은 단순히 주의하고 관찰해야 할 관리 대상이거나, 어렵고 가난한 사람들로서 시혜적인 차원에서 배려해야 하는 사람들에 그치지 않는다. 그들은 말 그대로 우리 사회의 정당한 일원이고, 우리 모두와 마찬가지로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사회 발전을 위해서 함께 협력해야 할 이웃이다.
하느님께서는 모든 민족과 언어를 당신 그늘 아래 불러 모으신다. 당신 손길 아래에서 모든 백성은 하나의 가족이고 형제자매인 것이다. 그리스도를 구세주로 고백하는 우리들은 따라서 이들 모든 이주민들을 사랑으로 감싸 안고 공동체의 일원으로 환대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바로 이주가 시대의 징표가 된 오늘날 그리스도를 따르는 우리들의 소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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