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교회의에서 발간한 2011년 한국천주교회 통계를 살펴보면, 한눈에도 한국교회의 심각한 과제들을 볼 수 있다. 냉담 신자들의 비중이 높아지고, 성사생활의 활력이 현저하게 떨어지고 있다는 사실은 총체적인 사목적 대응이 필요한 부분이다. 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시급하고 절실한 과제는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는 청소년 청년 신자층의 감소 문제와 정반대로 급증하고 있는 노년층의 문제이다.
지난해 통계를 보면, 2001년 신자 통계와 비교해볼 때, 전 연령대가 늘어난 반면, 유독 19세 이하 연령층에서만 24.4%나 감소했다. 이에 비해 70대 이상에서는 127.5%가 늘어났다. 19세 이하는 연평균 2.8%가 감소한 반면, 70대 이상의 신자 인구는 연평균 8.6%씩 늘어난 것이다. 전체적인 인구 증가율이나 사회 전체의 고령화 현상을 고려하더라도 한국 천주교회의 인구 분포의 변화는 심각한 수준이 아닐 수 없다.
젊은이들이 교회를 등지고 있다는 사실과 노년층의 인구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은 두 가지 모두 교회에 엄청난 과제를 안겨주고 있다. 동시에 그 심각성에도 불구하고 사목적인 노력과 투자가 가장 열악한 영역이라는 점도 공통적이다.
청소년 및 청년사목은 물론 많은 변화의 조짐이 있어 왔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뾰족한 사목적 전망과 대안이 수립되지 않은 사목영역이다. 교회의 사목적 대응이 실상은 청년과 청소년 연령층에 얼마나 효과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깊이 성찰해야 할 부분이다.
더군다나 노인사목 영역은 거의 사목의 불모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사목 역량이 투입되지 않고 있는 형편이다. 노인사목부 등의 고령 신자들에 대한 전문 사목 부서가 개설돼 있는 교구는 서울과 대전 단 두 교구뿐이다. 전담 부서와 인력이 부족하니 이에 대한 연구와 정책 입안 또한 당연히 황폐하다고 할 정도로 전무하다.
가장 절실하게 대책이 마련돼야 할 사목 영역이 오히려 사목의 우선 순위에 있어서는 최하부에 놓여 있는 형편이다. 우리는 물론 현재 산적한 수많은 과제들이 있고, 이 문제들에 대한 대응에 있어서 적절한 우선순위가 매겨져 사목 역량이 그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하지만 청소년 청년사목과 노인사목에 관한한 그 우선순위가 잘못 매겨져 있다고 생각된다. 하루속히 문제 전반을 검토하고 획기적인 대응이 이뤄지지 않는 한 앞으로 문제는 더 심각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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