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농민회와 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
‘가톨릭 농민회’(이하 가농)는 1966년 10월 17일 창립했으며, 초창기에는 농업의 구조적 모순을 인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활동을 시작하면서 농민들의 권익을 위해서 적극적인 노력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90년대 들어서면서 국내외적인 변동의 전환기와 환경생태계와 밥에 대한 심각한 위협 속에서 그간의 정치 투쟁노선은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에 다 넘기고 가농은 그 대안으로서 ‘생명 공동체 운동’을 전개하였습니다. ‘생명과 해방의 공동체를 건설하자’는 선언문을 발표하면서 생명의 가치관과 세계관으로 일체의 반생명적 질서, 공해 추방에 앞장서 땅과 농민을 살리는 생명 농업에 충실할 것을 결의합니다. 또한 반전 반핵 평화 운동과 민족 통일 운동에도 매진하기로 결의합니다.
93년 말 우루과이 라운드가 타결됨 즈음하여 교회 내에 널리 확산된 우리 농업에 대한 관심과 여러 교회 장상들의 적극적인 지원 및 지지표명 그리고 94년 춘계주교회의를 계기로 구체화된 범교회적 동참에 힘입어 94년 6월 29일 ‘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이하 우리농)’가 만들어 집니다. 이는 가농이 주도적으로 출범한 운동으로 국민적 참여를 통해 농업 회생의 기틀을 마련함으로써 생명 공동체 운동의 새로운 장을 열게 됩니다.
가농과 우리농의 목적
따라서 가농과 우리농이 하는 일은 단순히 농산물 판매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것은 하나의 매개체 일뿐이고 궁극적으로는 농민과 도시민이 함께 협력하여 땅을 살리고 생명을 살리고 공동체를 살리는 일에 목적을 두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이 서로 나누고 섬기면서 기쁨 넘치는 하느님 나라를 이 땅에 건설하는 것이 주된 목적입니다. 가농과 우리농이 하고 있는 일들 중에 중요한 5가지만 소개 합니다.
첫째, ‘지속 가능한 유기 순환 생명 농법’으로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힘들고 어렵더라도 비료와 농약을 치지 않고 유기농 거름을 사용 해서 지속 가능한 유기 순환 생명 농법으로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이는 땅을 살리고 인간을 살리고 자연을 살리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둘째, ‘소입식 나눔 운동’을 합니다. 지속가능한 유기 순환 생명 농법을 하기 위한 바탕으로써 도시에 사는 신자들이 송아지를 구입해 주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 송아지에서 나오는 부산물로 농민은 유기 농사를 짓고, 송아지를 사준 도시 본당은 42개월째 유기농 쇠고기를 먹을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소한마리가 600평의 유기농 거름을 제공을 줍니다.
셋째, ‘자매결연을 통해 도농교류’를 하고 있습니다. 도시 본당과 가농 분회간 자매 결연을 맺어 뜻이 맞는 사람들끼리 서로 교류 하면서 격려와 위로도 하고 도시에서 직접 농촌에 내려와서 봄부터 가을까지 농사일에 참여하여 함께 농사를 짓는 것입니다. 도시와 농촌이 함께 땅을 살리고 생명을 살리고 지구를 살리는 일이기 때문에 자매결연을 통한 도농교류는 우리 운동의 근간입니다.
넷째, ‘쌀 약정운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지구온난화를 비롯해서 환경 대난이 있을 때 자급이 안 되는 나라는 심각한 위협에 직면할 것입니다. 그래서 주권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쌀 약정운동을 합니다. 1년 동안 먹을 쌀 80kg을 미리 선금으로 내고 집에서 매달 혹은 격월로 택배로 쌀을 공급받은 운동입니다. 생산자인 농민들에게는 희망을 주어 안정되게 땀 흘려 농사짓게 해주고, 받아먹는 소비자는 안전하고 건강한 쌀을 가정에서 공급받는 도농 상호 부조제도이며 나눔과 섬김의 공동체 운동입니다.
다섯째, ‘어린이 녹색체험’을 활성화 시키고 있습니다. 감자심기, 고구마 심기, 우렁이 넣기, 손 모내기, 밀서리, 감자 캐기, 고구마 캐기, 메뚜기 미꾸라지 잡기, 콩서리, 손벼베기, 사과따기 등의 체험중심의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이는 먹을거리의 소중함을 모르는 아이들과 교사는 물론 학무모까지 우리농산물의 소중함을 알게 만드는 체험 행사들입니다.
하느님의 창조 질서 보존 위해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가농 우리농의 모토인 ‘생명 공동체 운동’에 모든 농민들과 국민들이 참여하면 좋겠지만 우리 신자들과 성직자, 수도자들만이라도 동참해주면 참 좋겠습니다. 본성적으로 자연을 파괴하고 인간성을 말살하는 자본주의를 이 땅에 몰아 낼 때가 왔습니다. 세상을 바꾸는 데는 많은 사람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뜻 있는 몇 사람만이라도 시작하면 세상은 바꿀 수 있습니다. 이제 이 땅을 위해서 우리 후손들을 위해서 하느님의 창조 질서 보존을 위해서 생명 공동체 세상으로 바꿀 때가 왔습니다. 그 일에 우리 교우들과 성직자들과 수도자들이 함께 한다면 하느님께서 보시고 참 좋았다 말씀 하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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