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를 경험해본 이들이라면, 하사관들과 얽힌 추억 한두 개쯤은 지니고 있을 것이다. 20여년 전 기자가 군복무를 했던 부대에도 가슴 따뜻한 ‘선임하사’가 있어서 군생활을 하는데 위로가 됐던 기억이 적지 않다. 지금도 그들이 근무하고 있을 법한 곳을 지나칠 때면 잠시라도 들러보고 싶을 정도로 애틋한 감정이 솟아오르곤 한다.
지금은 준·부사관이라는 이름으로 바뀐 이들은 보통 부대에서 병사들의 어머니라고 불린다. 일반 장교들의 경우 대체로 2년 정도를 주기로 보직이 순환되어 부대나 부서를 옮기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부사관은 10년 주기로 보직을 순환하거나 한 부대에서 오랫 동안 군생활을 하기에 부대의 역사라고 불리기도 한다. 실제 준·부사관들은 병영 내에서 지휘관을 보좌하고 병사들의 병영생활과 교육훈련을 지도하는 어머니 역할과 더불어 사고예방 활동, 부대시설 관리 등 현장위주 임무수행으로 군의 중추적인 역할을 해오고 있다.
이러한 준·부사관들의 위상과 역할에 주목해 군종교구도 지난 2004년부터 육·해·공군의 신자 준·부사관들을 한 자리에 모아 군 복음화에 있어 이들의 몫을 극대화하려는 모색을 해오고 있다.
지난 5월 25~27일 경기도 의왕시 성 라자로마을 아론의 집에서 열린 2012년 준·부사관 연수도 이러한 맥락에서 마련된 자리였다. 매년 전국 각 군 부대에서 모인 신자 준·부사관들이 함께하는 연수에서는 늘 애틋한 사랑의 소리가 넘쳐난다. 이번 연수도 예외가 아니었다. 왜 아니겠는가. 적지 않은 세월 한 부대에 몸담고 있는 이들이 쏟아내는 말은 일선 군 복음화 현장에서 누구보다 생생하게 느끼는 아쉬움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이 공통적으로 토로하는 답답함은 소통의 장 부족이다. 1년에 한 번뿐인 이러한 연수가 단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무언가를 찾고자 하지만 답답한 마음에 군 본당이 아니라 민간 본당에 먼저 발길을 하게 되는 신자 준·부사관들이 적잖은 까닭이다.
우리의 형제 자녀들이 푸근한 군대의 추억을 갖게 하려면 이들에 대한 관심과 배려부터 새롭게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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