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대표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는 곳은 서울대교구 한마음한몸운동본부의 자살예방센터(이하 자살예방센터). 설립 3년째를 맞는 자살예방센터는 캠페인, 교육, 상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자살을 막고, 생명의 존엄성을 수호하고 있다.
■ 생명의 축제 ‘캠페인’
지난해 10월, 한마음한몸운동본부는 ‘제1회 명동생명문화축제’를 열었다. 이날 자살예방센터는 특별히 생명에 관심을 가진 홍대 밴드를 초청해 공연을 갖고, 생명 존중에 대한 홍보를 실시했다. 한마음한몸운동본부 홍보대사 서현진(가브리엘라·탤런트) 씨와 태원고, 계성여고, 숙명여고 학생 120여 명이 참가한 거리 캠페인과 플래시 몹도 시민들의 발걸음을 붙잡았다.
참가 청소년들은 직접 홍보 리플릿을 나눠주고, 피켓을 스스로 제작하는 등 정성을 보였다. 밴드 합주, 노래 등 재능기부도 이어졌다.
캠페인에 참여한 송지원·이상은(고1·숙명여고) 학생은 “학교에서 이뤄진 자살예방캠페인 홍보 시간에 한마음한몸운동본부를 알게 됐다”며 “요즘 인터넷 악플로 인해 자살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데 이러한 작은 부분부터 우리가 예방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전국 교구, 본당 등을 찾아다니는 릴레이 캠페인도 점차 호응을 얻고 있다. 자살예방센터는 매번 다양한 형식의 캠페인을 통해 생명의 축제를 이어갈 계획이다.
▲ 지난해 10월, 한마음한몸운동본부는 ‘제1회 명동생명문화축제’를 열었다. 사진은 한마음한몸운동본부 홍보대사 서현진씨와 축제 참가자들이 서울 명동예술극장 앞에서 자살예방을 홍보하는 플래시 몹을 벌이고 있는 모습.
■ 생명존중의 인식을 심는 ‘교육’
교육 부문은 생명 의식 개선 방안을 찾아나가는 과정이다. 자살 예방 활동가 양성 프로그램은 ▲자살 예방 전화 상담가 ▲자살 예방 사이버 상담가 ▲자살 예방 교육 강사 양성 ▲자살 예방 상담 기본과정 등 다양한 분야의 상담 활동가를 양성하고 있다. 자살 예방 상담 매뉴얼을 발간하는 한편, 영성 강의를 포함 영성 함양에도 힘쓴다.
또한 전국 교구 본당 및 주일학교를 찾아가 자살 예방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생명 존중 개념을 정착시키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미 지난해 서울대교구 본당에서 교육을 실시했으며, 이번 달에는 부산교구 무거본당 등에서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김보미 수녀(한마음한몸운동본부 자살예방센터장)는 “교육을 전국 본당에서 실시하는 이유는 자살 문제가 한 지역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라며 “가톨릭교회의 네트워크를 활용, 우리나라 전체의 안전망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 한마음한몸운동본부 자살예방센터 홈페이지 및 사이버상담실(www.생명친구.org) 메인 화면.
■ 슬픔은 나눌수록 작아져요. ‘상담과 기도운동’
자살을 원하는 이들과 남겨진 유가족들을 위한 상담은 자살예방센터의 기본 업무다.
그중에서도 자살 유가족들을 위한 자조모임은 소중한 가족을 잃은 슬픔을 끌어안고 심리적 지지를 보내는 친구가 돼준다.
자살예방센터는 개인 상담과 자살 유가족 자조모임을 소개하는 작은 명함을 만들어 더욱 친근하게 다가서고 있다. 자살이라는 직접적인 문구보다 성경문구(창세기 2,7)와 아기자기한 디자인을 통해 ‘상담’에 대해 편안하게 느낄 수 있게 했다.
이 밖에도 자살예방센터는 기도운동을 통한 영성적 차원의 접근도 모색하고 있다. 자살이 많이 일어나는 장소에 본당 레지오 단원을 파견해 자살을 시도하는 이들을 막고, 함께 기도해주려는 것.
▲ 자살예방센터는 자살을 원하는 이들과 남겨진 유가족들을 위한 상담 방법을 소개하는 명함을 만들기도 했다.
■ 전국 교구들의 ‘관심’
다른 교구들도 생명 존중과 자살 예방을 위한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청주교구는 앞으로 자살예방센터와 네트워크를 연결하고, 자살예방센터와 함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연구, 내년부터 자살 예방 활동을 실시해나갈 예정이다.
대구대교구 청소년국은 ‘건강한 학교문화 정착’의 하나로, 학교 폭력으로 인한 자살 방지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대구대교구장 조환길 대주교는 1월 31일 ‘건강한 학교문화 정착 기원미사’ 강론에서 “인간 생명은 이 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고귀한 존재로 왕따든 폭력이든 성적으로 인한 압박이든 더 이상 목숨을 끊는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