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차 세계 가정 대회가 밀라노에서 열렸다. 5월 30일~6월 3일 마련된 이번 가정 대회는 ‘가정: 노동과 축제’를 주제로 펼쳐졌다. 특별히 이번 행사는 노동과 휴일에 대한 가정의 요구를 잘 조화시키는 방안을 모색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아울러 모든 참가자들은 주님의 날이고 인간의 날이며 가정과 공동체의 날인 주일의 중요성을 되새겼다.
전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회칙 ‘가정 공동체’를 통해 현대의 가정 상황을 빛과 어둠의 갈등으로 표현한 바 있다. 요한 바오로 2세는 “인간의 자유에 대한 인식, 여성의 지위 향상, 자녀교육 등에 대단한 관심을 보이고 있으나 다른 한편에서는 이기주의와 물질주의, 이혼의 증가, 낙태 등 기본가치가 붕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새삼 언급하지 않더라도 오늘날 가정들은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표현대로 어두움과 빛의 혼돈 속에 놓여 있다. 현대의 가족 위기를 말할 때 빼놓지 않고 거론되는 것이 바로 이혼문제이다. 젊은 부부들뿐만 아니라 노년층의 황혼이혼도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내용들은 한국의 가정들이 심각한 도전과 붕괴 위기를 맞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그 이유를 어느 한 가지로 얘기할 수는 없다. 급속한 산업화로 인해 경제적인 환경의 변화 안에서 과거 전통의 가치관은 물론 인간 존엄성과 생명경시 풍조가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악영향으로 인해 편부편모 가족이 늘고 노부모 부양을 꺼리면서 독거노인 세대가 급속도로 증가하는 등 가정의 뿌리마저 흔들리고 있다. 따라서 생명과 사랑의 보루인 교회가 이에 적극 대처해야할 것이다.
가정은 인류의 미래이며, 복음이 가정을 이끄는 일차적인 지침이 돼야 한다. 가정은 인간에게 삶의 의미와 가치를 확인해주는 근거이며 희망을 갖게 하는 원천이다. 우리 교회는 가정을 작은 교회라고 가르친다. 건전한 사회 발전의 근간인 가정의 중요성은 다시 강조할 필요가 없다. 따라서 이혼과 낙태 천국이란 오명을 벗고 올바른 가정 공동체 정립에 매진해야 한다.
가정과 생명의 소중함에 대한 인식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하다. 모든 인간 관계와 인간 생명의 존엄성을 수호하는 최후의 보루인 가정을 바로 세우는 노력에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동참해야할 것이다. 그리스도인 가정인 우리는 전통적인 가정의 가치와 중요성을 훼손하려는 현대의 모든 위험과 도전에 대해 이를 바로잡고 수호할 의무와 책임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가정은 복음화의 핵심이자 뿌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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