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4일은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이다. 민족의 화해와 복음화의 과제는 민족적인 과제일뿐만 아니라 이 땅에 살아가고 있는 모든 그리스도인들의 소명이다. 이러한 역사적인 과제는 단지 인간적인 노력과 계획으로만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섭리와 역사에 의탁해야 한다.
분단의 현실이 너무나 오래 지속됐기에 오늘날 우리는 자칫 민족 분단의 비극을 극복해야 하는 중요한 소명에 대해 그리 적극적이지 못하다. 현재의 상황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지난해 북한에서는 권력체계에 큰 변화가 있었다. 그 후 북한의 상황은 과거와 다름없이 움직여 나가고 있는 듯 보인다. 남과 북이 대치 상황에서 서로를 자극하는 말들을 쏟아내고 있다.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위원장 이기헌 주교는 담화문을 통해 남북 경제 교류와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 주교는 “함께 머리를 맞대고 마음을 모은다면 경제적 동반 성장이 충분히 가능할 것이며 그것이 남북 주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며 “이러한 과정을 통해 함께 협력하고 서로를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이 넓어진다면 그것이 통일 시대에 겪을 수 있는 혼란을 줄여주는 중요한 토대가 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주교는 평화의 소중한 가치에 대해 지적하고 있다. 이 주교는 “우리가 살아가는 이 땅에 평화를 정착시키는 일은 단지 일부 정치인들의 몫이 아니라 바로 우리 신앙인에게 주어진 기본 사명”이라며 “우리 몸에서 돌처럼 굳은 마음을 도려내고 살처럼 부드러운 마음을 심어주시는 주님께 의탁하며 세상의 평화 특히 우리가 살아가는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이를 위해선 범교회적인 기도운동이 절실하다. 한반도 평화를 위한 우리의 간절한 기도와 노력이 우선돼야 한다. 이러한 기도운동은 현재 우리의 인식을 매순간 새롭게 하고,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각오를 다지는 효과적인 방법이 될 것이다. 반세기 이상 갈라져 서로 다른 길을 걸어온 우리 민족에게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할 토대이다. 민족의 화해와 일치는 한국의 그리스도인들에게 있어 민족적 과제이며 하느님 안에 한 형제로서 일치해야 하는 엄중한 신앙적 과제이다. 우리는 이 점을 명심하고 스스로에 대한 성찰과 기도를 통해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해 한마음 한뜻으로 앞장서야할 것이다. 예언자적 소명을 갖고 민족의 아픔을 함께 나누도록 노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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