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주일은 교황을 위해 기도하고 교회와 교황에 대한 신자들의 순명을 위해 특별히 정한 기도의 날이다. 한국교회는 매년 성 베드로와 바오로 사도의 축일인 6월 29일과 가장 가까운 주일을 교황주일로 지내고 있다.
전세계 가톨릭 신자들의 영적인 아버지인 교황은 사도 베드로의 후계자이며 그리스도의 대리자이다. 곧 전세계 가톨릭교회를 지도하고 통치하는 최고 사목자이다. 교황 직무 역시 교회의 직무 내용처럼 진리를 가르치는 예언직과 이에 상응하는 교도권, 인간을 성화하는 사제직과 신품권, 교회를 다스리는 왕직과 통치권으로 생각해볼 수 있다. 주교로서의 통상적인 권위로 가르치는 것을 통상 교도권, 교황 직위를 발동해 가르치는 것을 장엄 교도권이라고 한다. 교황 무류권과 관련되는 것이 장엄 교도권이다.
우리는 교황을 생각할 때 흔히 높은 명예와 권위에 대해서만 생각한다. 그리고 ‘종들의 종’이라는 교황직의 무한한 헌신과 자기 희생의 삶에 대해서는 간과한다.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 업적은 결코 그 영광에 모든 의미가 담겨 있지 않다. 그리스도의 영광은 십자가의 희생이 바탕을 이루고 있다. 그렇게 당신 스스로를 희생하심으로써 구원의 영광을 이루신 그리스도의 대리자인 교황은 바로 그러한 그리스도의 모습을 그대로 닮으며 살아간다. 온세계 모든 이들이 주목하는 영광의 자리이지만, 그 자리는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온몸에 짊어져야 하는 자리인 것이다.
현재 가톨릭교회는 숱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교회 고유의 가르침들은 세속적인 가치와 상대주의적 사고방식에 의해 폄하되어 소중한 생명 권리가 무시되고 억압받는 실정이다. 인종과 계층, 민족과 국가, 문화와 종교에 의해 만들어지는 갈등과 분쟁은 세계 도처에 만연해 있다.
이러한 어려운 시기에 거룩한 소명을 수행해야 하는 교황은 무거운 책임감으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하느님의 뜻을 헤아려 인간에게 그 뜻을 전하고, 온갖 인간적인 유혹과 세속을 극복하고 하느님의 구원 섭리를 이 땅에 실현해야 하는 그 책임이 어찌 십자가가 아니겠는가.
교황의 소명은 결코 자신의 인간적인 능력으로 가능한 것이 아니다. 그것은 하느님께 의탁하고 하느님의 능력을 통해 가능하다. 이뿐만 아니라 모든 하느님 백성들의 기도 동참이 있어야 한다. 교황주일을 맞아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이날을 단순한 기념일로 생각하지 말고 지금 이 순간 나의 기도가 교황의 인류구원을 위한 헌신에 동참하는 것임을 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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