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시절, 수업이 끝나면 운동장에 남아 흙장난을 하고, 풀꽃반지를 만들어 꼈다. 돌멩이를 주워와 소꿉놀이도 했다. 간단한 자연물이 훌륭한 놀이도구가 되고는 했다.
요즘 아이들은 이러한 추억을 알까? 자연을 만지고, 느껴보는 소박한 재미를 알고 있을까?
이미 청소년들은 자연에서 얻은 놀이도구보다 TV, 컴퓨터, 스마트폰에 더 길들여져 있는 듯 보인다. 개인적이고, 폐쇄적인 놀이활동에 익숙해져 버린 모양이다.
취재 중 어린이들에게 자연미술을 통해 생태교육을 펼치는 비봉땅자연미술학교를 찾았다. 자연물 책갈피 만들기, 농작물 캐기, 풀 투호놀이, 끈 놀이, 나뭇잎ㆍ나뭇가지로 그림 그리기, 모래놀이 등과 같은 자연친화적인 놀이를 통해 정서발달을 꾀한다. 자연 속에서 뛰놀면서 자연과 교감하고, 생명의 존엄성을 찾는다.
비봉땅자연미술학교에서 만난 아이들은 자연을 활용해 스스로 놀이방법을 찾아냈다. 신발에 흙이 묻고, 온몸이 물에 다 젖어도 행복한 얼굴이었다.
이러한 모습은 단지 한 기관의 전문성이나 특수한 결과는 아닐 것이다. 자연의 품에서 뒹굴면서 자연과 가까워지고, 자연의 일부로서 나 자신을 발견할 때, 비로소 ‘내 삶의 주인은 나’ 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는 점이다. 오감을 통해 자연을 표현하며 창의력과 표현력도 증진된다. 정형화된 체험교육이나 만들기보다 자연을 만나는 생태교육이 훨씬 좋은 교육방안인 셈이다.
최근 학부모와 학생들 사이에서도 자연을 통한 생태교육이 관심을 끌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오래 전부터 유아생태교육을 실천하는 가톨릭계 유아교육기관도 늘어나고 있다.
이제 이러한 생태교육을 가정에까지 끌어올 단계이다. 집 안에서부터 자연을 벗 삼아 보고, 듣고, 먹고, 표현하는 환경을 만들어보자. 자연스럽게 자연과 함께하며 생각하고, 느끼는 교육이 바로 생태교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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