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5일은 한국 성직자들의 수호자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순교자 대축일이다. 매년 이맘때면 한국교회 내에서는 많은 새 사제들이 탄생하고 있다. 이처럼 각 교구와 여러 수도회에서 새 사제들이 배출되는 것은 한국교회의 경사요, 축복이 아닐 수 없다. 최근 유럽교회가 성소자 부족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교회에 사제, 수도 성소가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은 주님의 크나큰 은총이다.
사제는 자기를 버리고 교회와 공동체를 위해 자신을 온전히 봉헌한다. 지금 우리 사회를 살려내고 이끌어가는 힘은 바로 이같이 이웃을 위한 자기 투신의 삶일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김대건 성인의 삶과 영성을 되돌아볼 필요성이 있다.
“마음을 늦추지 말고 도리어 힘을 다하여 역량을 더하여, 마치 용맹한 군사가 병기를 갖추고 전장에 있음 같이 하여 싸워 이길지어다. 부디 서로 우애를 잊지 말고 돕고, 아울러 주 우리를 불쌍히 여기사 환난을 앗기까지 기다리라.”
김대건 신부가 1846년 옥에 갇혀 있을 때 마지막으로 신자들에게 쓴 회유문의 한 구절이다. 짧은 이 구절에는 그 어떤 환난을 당하더라도 이겨내고 서로 사랑하며 돕고 살기를 바라는 김대건 성인의 마음이 넘치고 있다. 성인은 어떠한 위치나 환경에서도 자신에게 맡겨진 책임과 의무를 충실히 수행했으며, 항상 겸손과 순종의 모범을 보였다. 아울러 위기에 처할 때 마다 주님께 전적으로 의탁하는 참 신앙의 모습을 후대에 남겼다.
오직 이 땅의 신앙 자유와 신자들의 구원을 위해 헌신했던 김대건 신부의 마음처럼 오늘날 사제들도 사제품을 받을 때 주님의 제단 앞에 엎드려 약속했던 그 삶을 항상 마음속에 간직하면서 길 잃은 양들을 품에 안아주는 참 사제가 되길 우리 모두는 기도한다. 사제로서의 삶은 자신의 것이 아니라 하느님을 위한 삶이다. 예수님께서 모든 것을 아버지이신 하느님께 내맡기고 십자가에서 죽기까지 우리를 사랑하셨듯이 사제들도 예수님처럼, 김대건 신부처럼 양들을 위해 살아가는 모습이 아름답다. 신자들도 처음 세례 받을 때의 감동과 다짐을 잊지 말고, 참 신앙인으로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진지하게 성찰하고 고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김대건 성인의 축일을 맞아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그분의 삶과 신앙을 묵상하며 같은 길을 가겠다는 다짐을 하자. 아울러 물질주의와 생명경시 풍조가 만연한 오늘날 세태 속에서 모든 사제들이 스승 예수 그리스도와 순교자들의 모범을 앞장서 따르고 실천하길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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