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셋째 주일은 한국주교회의가 정한 농민주일이다. 우리 교회가 농민주일을 제정한 것은 농민과 농촌문제를 보다 적극 대처해 나가자는데 근본 취지가 있다. 농민주일을 맞아 한국교회는 전국 각 교구와 본당, 농민관련 제 단체들이 구체적이고 적극적으로 농민주일의 취지와 중요성을 홍보하고 실천가능한 일부터 함께 모색하고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 중에서도 가장 근본적이고 으뜸되는 일은 농민과 도시민들이 서로 유대관계를 맺고 협력하며 서로를 나누는 일이다. 곧 생산 공동체인 농민과 소비 공동체인 도시민들이 공동 연대감을 갖고 협력하고 나누는 일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 이를 통해 피폐되어가고 위기에 처한 농촌과 농민을 살리는 일에 한마음 한뜻이 돼야 한다. 따라서 이 운동은 농촌과 도시가 함께 살기 위한, 나아가 우리나라와 국민 전체가 더불어 살기 위한 국민운동임에 분명하다.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장 이용훈 주교는 제17회 농민주일 담화를 통해 “우리농촌살리기운동을 통해 도시와 농촌의 본당 신앙 공동체는 초대교회처럼 형제자매로 서로 만나 즐겁고 순박한 마음으로 친교를 맺고 음식을 먹고 나누는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며 “도시와 농촌의 교회 공동체는 생명의 소중함, 그리고 인간다움과 공동체다움을 우선적으로 생각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연대의 신앙 공동체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주교는 “우리 모두가 묵묵히 땅을 일구며 매일 매일을 생명과 노동을 최우선 가치로 여기며 살아가는 농민들의 소박하고 청빈한 삶을 배우기로 다짐하자”고 말했다.
농촌은 인류가 삶을 영위하는데 필요한 먹을 것과 마실 물, 깨끗한 공기를 제공하고 자연환경을 쾌적하게 가꾸는 생명산업의 터전이다. 따라서 농촌살리기 운동은 남을 위한 것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기 위한 공생의 운동이며, 동시에 어려움에 처한 농촌을 돕기 위함이다. 그런 점에서 이 운동은 삶의 현장에서 생명과 이웃을 찾고 공동체를 회복하기 위한 구체적인 생활실천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
이제는 도시의 소비자들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야 한다. 농촌과 농민들을 돕는다는 차원이 아니라 그들이 살아야 우리가 모두 참된 생명을 되찾을 수 있다는 근본적인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우리 모두는 하나의 운명 공동체이며, 농민들이 쓰러질 때 참된 생명과 미래가 함께 무너진다는 것을 분명히 깨달아야 한다. 소비자들이 나서야 우리의 농촌도, 우리의 미래도 희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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