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순교자 대축일이었던 8일 오후 2시, 미국 리치먼드교구 주교좌성당에서는 한인 성당 두 곳이 처음으로 합동미사와 견진성사 자리를 마련하고 신앙 안에서의 일치와 친교의 시간을 가졌다.
평소 한인 성당과 한인 신자들에 대한 사목적 배려를 아끼지 않아온 리치먼드교구장 프랜치스 디로렌조(Francis Di Lorenzo) 주교 집전으로 거행된 합동미사에는 두 본당의 신자 400여 명이 참례해 전례 안에서의 일치를 다지고, 다채로운 공연과 친교의 시간을 나눴다.
현재 버지니아주에는 모두 4곳의 한인 성당이 있으며, 전통 깊은 주도인 리치먼드교구 지역에는 성 김대건 한인본당(주임 원유진 신부)과 성 로사와 한인순교자본당(주임 안효성 신부) 두 곳이 자리 잡고 있다.
두 한인 성당은 워싱턴 등 한인 신자들이 집중돼 있는 대도시 지역과는 달리 광범위한 지역에 신자들이 산재해 있어 상대적으로 신자 수는 각각 300~400명 정도에 그친다. 교포신자들의 일상생활이 매우 분주한 탓에 승용차로 1시간 30분 남짓의 거리임에도 그동안 원활한 교류를 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었고, 특히 두 성당의 신자들이 함께 모여 합동행사를 갖는 일은 드물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성 김대건 본당에 대전교구 원유진 신부가 새로 부임하면서 성 로사와 한인순교자본당 주임 안효성 신부와 함께 두 본당의 교류와 합동행사에 대한 의견을 나누기 시작했고, 마침 한국교회 첫 사제인 김대건 신부를 기리는 7월 8일 첫 합동 미사를 거행하기로 함으로써 이날 행사가 마련됐다.
오후 2시 시작된 합동미사 및 견진성사를 주례한 디로렌조 주교는 강론을 통해 “오늘 이 자리에서 한국과 미국의 문화와 신앙이 서로 만나 하느님 안에서 풍성한 결실과 아름다운 조화를 이뤘다”고 말했다.
이날 합동미사 후에는 미국의 손꼽히는 명문대학인 버지니아주립대(UVA)와 버지니아공대(Virginia Tech)의 가톨릭학생회 소속 대학생들이 준비한 생활성가와 연극 공연이 이어졌고, 양 본당 주일학교 학생들이 준비한 노래와 춤 공연으로 흥겨운 친교 마당이 마련됐다.
안효성 신부는 “가톨릭 신자라면 누구나 그러하지만 특히 미국에서 생활하는 교포 신자들에게 신앙을 드러내고 체득하는 가장 보편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은 전례 안에서 찾아야 한다”며 “그런 의미에서 두 본당의 합동미사를 통해 전례 안에서 드러난 신앙이 생활로 이어지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원유진 신부는 “이번 행사가 리치먼드교구 내 한인 신자들이 본당을 뛰어넘어 일치와 친교 안에서 신앙을 증거하는 계기가 되었기를 바란다”며 “타국 땅에서의 신앙생활이 양 본당의 교류와 친교를 통해 더 확고하게 다져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세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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