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열린 한옥교회건축의 세계문화유산 등재 모색 세미나는 여러 가지 면에서 뜻깊은 자리가 아닐 수 없다. 이 세미나는 지난해 10월 전라북도와 전주교구가 공동으로 열었던 세미나에 이어 두 번째로 한옥교회건축물의 소중한 가치를 확인하고 이를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교회 건축물의 세계문화유산 등재의 가능성은 이미 수년 전부터 그 가능성이 다방면으로 검토돼 왔다. 현재 가톨릭교회 건축과 관련하여 문화재로 지정돼 있는 한옥교회당만 해도 10개소가 있다. 그 외에 성공회가 5개소, 개신교가 9개소의 한옥교회당이 문화재로 지정돼 있다.
여러 역사학자, 건축가, 교회 미술과 건축 관계자들은 학술적 논의와 방법론적 모색을 통해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이를 추진하기 위한 구체적인 행보는 이어지지 않고 있는데, 문제는 필요성의 공감대 형성과 구체적인 추진 노력이 미진하다는데 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중 교회 유산들은 전체의 13.9%에 달하는데, 대부분 유럽의 교회건축유산들이다. 선교 관련 건축 유산들이 인도나 필리핀, 마카오 등에 일부 지정돼 있지만, 한국의 교회 건축, 특히 한옥교회 건축물들 중에는 지역교회의 문화적 전통이 보편교회의 건축 양식과 훌륭하게 결합된 가치 있는 유산들이 많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이미 한국의 한옥교회건축이 세계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가 충분히 인식되고 있기에 이제 우리는 이를 구체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데 실천적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는 단시간에 이뤄질 일은 아닐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일본 나가사키 교회가 10년여에 걸쳐 교회와 지자체, 여러 시민단체들이 협력해 벌였던 문화운동으로서의 문화유산 등재 운동의 사례를 모범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그 첫 단초로 이를 추진할 수 있는 통합추진기구가 설치돼야 할 것이다. 세계문화유산 등재 추진은 교회뿐만 아니라, 지자체와 지역의 다양한 민간단체들, 시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지, 그리고 정부의 지원 등이 유기적으로 결합될 때 비로소 그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교회의 관심이 우선적으로 확보돼야 하고 이를 위해서 주교회의 차원에서 이를 논의, 범교회적인 노력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노력은 모든 관계자들의 관심을 통합, 연결해 추진하는 추진기구의 결성에서부터 시작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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