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촌동 성당에서 헌혈을 하던날 나는 여자 교우중에서 제일 먼저 헌혈을 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발걸음은 어찌나 가볍든지 날아가는 기분이었다. 이처럼 좋은 기분은 헌혈할때마다 느꼈지만 교우가 아닌 어머니는 괜히 걱정을 하셨다. 당신의 딸이 혹 건강에 피해라도 있을까봐 영양보충 잘하라고 난리셨다.
나는『엄마 기분이 얼마나 좋은데. 괜히 보람같은 느낌도 들고, 피 모자라는 분들을 생각하면 얼마나 값진일이야. 적은 양의 나의 피도 그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 보탬이 된다고 생각하니 얼마나 좋은데』했더니 어머니는 애낳은 여자가 무슨피가 많다고 뽑냐고 또 호통이셨다. 세상에 피 좀 뽑는다고 내명대로 살지 못할까봐서….
『헌혈을 하면 할수록 샘물처럼 새록새록 나오는게 피래요 오히려 혈액순환도 잘되구요』헌혈의 값진 의미를 조목 조목 설명 했지만 어머니는 이해가 안간다고 하셨다.
아무튼 나는 1월중순이 되면 다시 헌혈할수있다. 헌혈하고 싶어도 체중미달이면 하지 못하는판인데 나는 건강엔 이상없고 체중도 넉넉하니 얼마나 좋은 조건인가. 하느님께서는 모든 사람에게 한가지씩의 장단점은 골고루 부여하신것같다. 나에게는 헌혈하는 즐거움으로 아픈사람, 피가 모자라는 사람을 도우라는 숙제를 내신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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