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빛,
속계촌 천주교 묘지는
망자의 가슴 위로 꽂히는
십자가로 빛이 타고
묵상으로 정지된 하얀 시간 속
나의 기도는
목쉰 철새들의 울음이 된다.
파랗게 찢어진 마파람 소리는
아직도 따가운 가을빛 허공에서
펄럭이는데…
어머님 영전에 두고 온
내 시집 한 권.
조용히 말문 닫고 고개 숙여
이슬에 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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