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에 계신 멋진 수녀님의 편지를 쥐고있다. 너무 반갑고 기쁘고 고마울 뿐이었다. 내가 존경하고 사랑했던 나의 이모수녀님 만큼이나 따뜻한 정과 포근함이 몇장의 편지 가득 실려 있었다.
벌써 10번째의 기일이 다 되어가는 내가 사랑하고 존경하던 이모수녀님을 다시 뵙는듯한 그런 강한 느낌을 받았다. 어린 조카들을 사랑해주시던 그분의 그 인자하신 미소와 넓으신 사랑의 마음, 모두 나에게는 잊혀지지 않는 소중한 기억들이다.
오직 주님의 가엽고 약한 자녀들만을 위하여 봉사와 희생을 실천하시다가 유난히도 이르게 주님의 부르심을 받으셨던 우리들의 수녀님이셨다. 아프리카에서 로마로 또 아프리카로 그분은 당신의 아프신 몸도 아랑곳하지 않으신채 주님만을 따라 사랑으로 일생을 사시다가 1984년 로마에서 숨을 거두시고 당신이 늘 사랑하시던 따뜻한 주님의 품에 안기셨다.
10년이나 흘렀지만, 수녀님들의 생활과 그 모든것이 다 알고 싶었고, 우리 이모수녀님을 다시 보고싶은 마음에 사로잡혀 그곳에 계신 수녀님께 편지를 써보게 된것이었다.
이모 수녀님이신 이영주 마리안나 수녀님께서 선종하셨을 때 이곳에서 몇명 어른들만이 가실 수 있었다. 그 뒤 수녀님은 로마수녀원 묘소에 묻히시고 다음해 외할머니께서 다녀오시면서 수녀님 묘소의 흙을 한줌 담아 오셔서 할머니 방에 놔두셨던 것이 기억이 난다. 아마 지금도 소중히 간직하고 계실 것이다.
외할머니를 통해서 주소를 알게된 나는 용감하게 편지를 썼다.
온화하고 인자하신 그분의 품을 느끼고 싶다고 한 나의 마음이 솔직하게 전해져 그곳의 프랑스인 마이러 수녀님께 사랑을 전해 받을 수 있었다.
자신도 한국에 오셨을 때 이모수녀님께서 반갑게 맞아 주셨다는 말씀과, 그외 수녀님과의 관계나 오고 갔던 이야기들을 수녀님을 그리워하는 나에게 알려주셨다.
몇장의 편지 속이었지만 난 수녀님 두분을 나의 마음속에 모시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우리들을 사랑해주신 이모수녀님과 사랑의 언어로 다시 수녀님을 만나게 해주신 마이러 수녀님. 이분들은 모두 내가 사랑하는 수녀님들로 영원히 잊혀지지 않는 훌륭한분들로 나의 기억속에 자리할 것이다.
주님과 함께 계실 사랑하는 이모수녀님께서 저를 지켜보시며 실망하시지 않게 당신이 행하셨던 그 크신 사랑 만큼이나 이웃들에게 베풀며 따뜻하게 살아가겠습니다. 당신의 사랑을 받으며 자라난 저희들이 언젠가 어엿한 성인이 되어 수녀님의 묘소에 흰 국화꽃을 엮어 우리들의 사랑의 마음을 바치고 싶습니다.
이모수녀님! 사랑해요.
예전에 사랑해 주셨던 그 귀여운 조카들의 가슴속에 영원히 계셔서 저희들과 함께 해 주세요. 이 모든것 우리주 예수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비나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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