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너 마리아 릴케는 『인간은 죽기위해 도시로 온다』고 말했다. 바벨탑 대신에 「욕망의 탑」을 세운 대도시는 인간의 공동묘지로 서서히 변해 간다. 교통사고, 식품공해, 산성비, 산성눈, 검은 강 영산강, 쓰레기, 암, 정신질환, 무관심, 공격성, 소비를 위한 소비, 메타소비, 문명병, 폭력, 술, 마약, 피로, 노이로제, 풍부한 사회의 아노미 등으로 다만 천천히 죽어갈 뿐이다.
살 맛이 안난다는 삶의 무의미와 권태, 공허감이 집단적으로 우리 모두를 지배한다.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그렇게 개성을 추구한다고 하지만은 모두한 종족, 한 말이다. 똑같다는 말이다. 똑같은 대중매체에 의한 똑같은 생각, 구조, 스타일, 패션, 이야기, 식품첨가물, 음식으로 차이들이 상실되었다.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개성을 중시하면서도 개성의 상실때문에 더 과시적인 뽐냄을 위해 소비하게 된다. 획일화 순응화로부터 탈출하기 위해 상품의 소비를 통해 자신을 돋보이게 하는 자기도취에 빠져 도시 인간은 더욱 자신들의 진정한 욕구도 알수 없게 되었다.
야훼 하느님의 도시문제해결방법은 너무 간단하여 실천하기 쉽다고 생각된다. 그 처방은 사람들을 온땅에서 흩어지게 하여 도시를 떠나는 것이다. 뭉쳐서 살면 공해때문에 죽으니까 듬성듬성 흩어져 살라는 처방이다. 시멘트가 아닌 땅의 마을, 농촌으로 귀향하라는 말씀이라고 해석해 본다.
해마다 종합병원도 더 만들고 의과대학도 세우고 첨단 기계도 늘어 가지만 질병의 치유는 획기적인 진전이 없다. 병원과 환자는 더 늘어만 간다. 성인병과 각종 사고는 어찌할 방법이 없다. CD-ROM도 만드는데 왜 그런가? 성서는 이렇게 말한다. 『돌 대신에 벽돌을 쌓고, 흙대신에 역청을 사용하여 도시를 세웠기 때문이다』고. 왜 최근에 요통과 신경통과 류마티스관절염, 감기와 알레르기가 늘어나고 도무지 한 번 걸린 감기는 낫지 않는가? 그 이유는 땅이 산성화되고 병들었고 그에따라 인간의 몸도 병들었기 때문이다. 농민들은 힘이 들어 퇴비를 만들 수도 없고 거기에다가 화학비료나 제초제를 뿌리니까 땅은 더욱 병이 들고 만다.
땅의 문제는 농민의 문제만은 아니다. 밥상이 죽으면 농촌 도시 사람할 것없이 다 죽지 않는가? 도시사람들이 참으로 살려고 하면 아파트 문화를 떠나야 한다. 그리하여 땅의 문화, 흙의 생활양식으로 돌아갈 때 참으로 살수 있다는 말이다. 이제 뭉치면 죽고 흩어지면 산다는 말은 바벨탑의 이야기만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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