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상의 재해(災害)는 인간의 죄악에 대한 하느님의 응징으로 나타난다. 그 대표적인 예로 노아시대의 대홍수와 예언자 엘리야시대의 가뭄을 들수 있다.
40일간 주야로 쏟아진 폭우로 이 세상을 쓸어버리기 전에 하느님은 『공연히 사람을 만들었구나!』탄식할만큼 세상은 무법천지에 온통 썩어 냄새가 진동했다고 전한다.
그리고 예언자 엘리야가 아합왕에게 『몇해동안 비는 물론 이슬도 한방울 내리지 않을 것』을 예고한 것은 왕의 타락을 징벌한 것이었다. 결국 3년간 계속된 가뭄은 아합이 회개하여 야훼께 되돌아왔을때 비로소 그치게 된다.
지금 세계는 유럽의 대홍수를 두고 천재(天災)인가 인재(人災)인가를 목청높여 따지고 있다.
한편에서는 탄산가스 등의 배출에 의한 지구온난화현상으로 비가 많이 오고 눈이 일찍 녹아 네덜란드ㆍ 독일ㆍ 프랑스 등에 때아닌 대홍수가 일어났다고 주장한다. 즉 공해(公害)에 따른 업보라는 시각이다.
또 한편에서는 3∼7년 주기로 칠레부근 태평양 적도해상에서 발생하는 해수온도상승 현상인 「엘리뇨」에 의한 주장은 「엘리뇨」가 전세계적으로 홍수와 폭풍을 몰고오거나 지역에 따라서는 이상가뭄을 일으키기도 하는데 특히 지난해말 발생한 「엘리뇨」가 최근 절정에 달한 것이라고 분석한다.
그런가하면 최근의 기상이변을 「엘리뇨」현상과 지구온난화 현상의 복합원인설을 주장하는 사람들도 적지않다.
어쨌든 정확한 원인은 앞으로 규명되겠지만 지금 우리나라가 겪고 있는 심한 가뭄도 이들과 무관하지는 않을 것이다. 지난해 봄부터 시작된 영호남지방의 가뭄은 공업용, 농업용수의 절대부족에 이어 급이야 생활용수까지 위협하는데까지 이르고 있다. 곳곳에서 제한급수를 하거나 지하수를 경쟁적으로 개발하는 바람에 모터펌프가 품귀현상을 빚기도 한다. 물을 찾아 친척집으로 시한부 이사를 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그런가하면 이미 몇몇 곳에서는 기우제(祈雨祭)가 바쳐지고 있고 또 한편에는 인공강우가 시도되고 있기도 하다. 곧 비를 기다리고 비를 내리게 하려는 인간의 노력과정이 점점 가열되고 있음을 볼수 있다.
이런때 우리가 먼저 실천해야할 일은 물을 아끼는 일이다. 우선 일상생활에서 습관적이고 무의식적으로 흔하게 마구 사용해온 「물쓰는 형태」를 바꾸어야 한다. 부엌이나 세면장ㆍ 목욕탕에서 수도꼭지 잠그는 일에 신경써야 한다.
그리고 만에 하나, 지금의 가뭄이 이 땅에서 일어난 극도의 비인간적이고 신성모독의 죄악에 대한 하늘의 응징이라면, 그 어떤 노력에 앞서 회개가 선행되어야 한다. 비는 하늘이 내리고 싶을때 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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