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ㆍ 북한의 천주교 움직임이 최근 국내외 뉴스의 초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그 실례가 김수환 추기경의 방북희망 발언과 조선천주교인협회의 방미와 그들의 발언 내용이다.
김추기경은 본지와 가진 신년대담에서 광복50주년이자 분단 50년이 되는 금년에 북한을 방문하고 싶다는 희망을 처음으로 밝혔었다. 김추기경의 방북희망발언은 「단순한 희망」의 차원이 아니라 분단국 교회의 최고성직자이며 평양교구장으로서 북한교회에 대한 깊은 애정과 통일에의 염원 등이 진하게 담긴 「강력한 열망」으로 받아들여졌다. 김추기경의 이 발언을 국내 매스콤들이 앞다투어 보도하면서 방북열기는 고조되기 시작했다.
이런 가운데 1월 26부터 2월 6일까지 미국을 방문한 6명의 북한대표단의 움직임은 우리의 촉각을 집중케했다.
이 대표단의 단장이며 조선천주교인협회 위원장인 장재철(59ㆍ 사무엘)은 뉴욕에서 남한천주교회가 나진ㆍ 선봉지구에 성당을 짓고 평양ㆍ 함흥 등에 상주할 사제를 파견해 줄 것을 희망했다고 한다.
그는 또 현재 조선천주교인협회에 등록된 북한의 천주교신자수는 3천5백여명이며 평양 장충성당에는 매주일 2백명 안팎의 신자들이 모여 공소예절을 바치고 있다고 전했다.
그리고 현재「천주교를 알자」는 선교용책자를 만들어 전교에 힘쓰고 있으나 무신론에 젖어있는 북한상황에서 신규신자영입은 거의 불가능한 형편이며 『민족적인 사명으로 통일을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는 장위원장의 발언이 어디까지나 진실이며 또 어떤 대남전략에서 이루어진 것인지 현재로서는 정확히 알 수 없다. 지금 우리가 취해야할 태도는 그의 발언을 순수히 받아들이는 일이다.
곧 무신론에 젖어있는 북한주민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그들을 사목할 사제를 파견하며 필요한 지역에 성당을 건립하는 일은 남한의 천주교회가 맡아야 할 최우선적인 과제가 아닐 수 없다. 우리는 바로 이런 활동을 하기 위해서 지금까지 반세기를 기다리며 준비해왔지 않은가.
이제 이런 일들이 김추기경의 방북으로 가시화될 수 있다고 보기에 그 성사(成事)를 위해 전교회의 협력과 지원이 있어야할 것이다.
아울러 정치ㆍ 경제적 통일에 앞서 서로간의 잘못을 용서하고 화해하며 상처를 치유하는 내적 통일이 선행되어야 하기에 회개와 보속의 행위는 우리에게 불가결한 일이다. 주교단과 전국평협 및 정의구현사제단이 전개하는 북한선교 및 통일을 향한 각종 프로그램에 깨어있는 의식적 참여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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