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민사목은 가난한 이들에 대한 교회의 사회적 입장에서 생겨난 사목분야다. 사실 현 교황님께서도 회칙 「사회적 관심」이나 「1백주년」에서 사회교리로 복음을 선포하라 하시고 그 핵심은 「가난한 이들을 위한 우선적 선택」에 있다고 강조하시지만 어디 교구나 본당의 현실이 그런가. 수도회의 형편을 살펴본다 해도 크게 다를 것이 없다.
교황님과 바티칸에 대해서는 누구 못지 않게 충실한 우리 교회면서도 정작 사회적 가르침에 대해서는 영 형편이 다르다. 사회교리에 무지하고 가난한 이들에 대해 무관심하다 보니 밀려드는 입교자들을 정신 없이 받는 사이에 갈수록 중산층화하는 우리네 본당교회 현실에서는 교회의 사회적 가르침과는 반대로,가난한 이들에 대한 우선적 포기가 이루어지고 있는 형편이다. 교회의 가르침과는 정반대로 벌어지는 이 현상에 우리는 당혹스러울 수 밖에 없다.
따지고 보면 신앙생활이라는 것이 우선적 선택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가. 기도생활과 애덕생활로 이루어지는 우리네 신앙생활에 있어서 기도란 하느님을 우선적으로 선택하는 행위요 애덕이란 이웃을,특별히 가난한 이웃을 우선적으로 선택하게 하는 덕목이다.
흔히들 바빠서 기도할 시간이 없다고들 하지만 막상 시간이 남는다면 우리가 기도부터 하는가? 이와 마찬가지로 여유가 없어서 가난한 이들에게 관심을 기울이지 못한다고들 하지만 물질적으로 여유가 생기면 우리가 어떻게 하는지는 굳이 말할 필요도 없다. 우리는 너무나 인색하다. 하느님과 가난한 이웃은 우리가 신앙으로 우선적인 선택을 할 때에만 만날 수 있는 대상인데도 말이다.
다음주부터는 성심회 이명기(마리아) 수녀님께서 수고해주시겠습니다. 그동안 집필해주신 이기우 신부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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