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로 가는 중인가?
차창 밖의 모습은 나무 줄기 앙상한 그림으로 보여 지는데…
아픔과의 치열한 싸움 끝에 어머님은 숨을 거두셨다. 몇차례의 몰아 쉬던 숨을 멈추니 그것을 죽음이라 했다. 그것은 눈물도, 고통도, 회한도 없는 낙원으로 되돌아 간다는 분명한 사실일진데…
우리 남은 식구들은 꺼억 꺼억 짐승처럼 통곡했다.
어머님은 나를 진정으로 잘 대해 주셨다. 내게 있어서는 무조건적으로 관대하셨다. 그것은 맏며느리로서의 위치를 자유로이 지키도록 가르쳐 주시려 함이었고 먼저 베푸는 사랑의 신비를 내가 깨닫게 하시려 함이었을 것이다.
그러한 사랑의 모습은 어머님이 아닌 엄마라고 부르며 어리광 부릴수 있는 관계를 만들어 주셨다. 이 얼마나 복이 많은 며느리 였던가?
흔들리는 영구차 안에서 흔들리는 엄마의 영정은 따스한 그대로의 모습으로 보여 지는데, 지금 어디로 가는 중인가? 엄마는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아시면서 아무 말씀이 없으시다. 고향집으로 되돌아 가고 있다는 이사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여! 내 어머니 데레사, 빨리 승천케 하소서. 도와 주시고 기억해 주세요.
내가 받은 사랑은 엄청 나기만 한데 베푼 사랑은 아쉬워, 너무 작아, 묻으러가면서 눈물로 범벅되어 사죄 합니다. 어머니 다 용서해 주세요. 내가 잘못했어요. 잘못한건 너무 많아요.
집에 가면 텅 빈 한 자리가 우리를 서럽게 만들겠지만 어머님은 우리 형제들을 사랑으로 묶어 놓아 주셨고 남아계신 아버님을 아픔으로 새겨 주시고 주님의 탄생을 의미있게 기다리게 해주셨다.
어머니의 죽음은 우리 가족의 시작이기도 하다.
아낌없이 주던 나무엔 열매가 가득 열릴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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