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을 위한 의식의 자각은 비폭력적 행동으로 나타난다. 이를테면 우리가 소비하는 과일과 채소의 생산지에 대한 바른 선택행위는 땅과 조화를 이루어 살아가는 유형의 사회를 위한 선택이냐, 아니면 땅을 파괴시키는 사회를 위한 선택이냐를 의미하는 것이다.
폭력과 비폭력, 우선 폭력의 의미는 무엇인가? 폭력은 절대적 관점에서 이야기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그것은 폭력이 주체와 대상에게 상호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소가 풀을 뜯어 먹는 행위를 두고 그것을 폭력이라고 할 수 있는가? 풀의 관점에서 보면 소는 분명 폭력을 행사한 것이지만, 이와 반대로 소의 관점에서 보면 그것은 폭력이 아니다. 우리가 주목하게 되는 폭력은 인간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인간이 한 개인에게 더구나 인류 전체에게 어떤 방식으로든 죽음의 위험을 가하게 될 때, 그것은 폭력을 행사한 것에 다름아니다.
인간의 삶이 인간을 둘러싼 환경과 동떨어져서 존재할 수 없듯이 다른 생명의 형태를 파괴하는 행위는 인간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게 된다. 그러므로 우리가 취한 행동의 결과에 대해 심사숙고하는 자세가 중요한 것이다. 인간의 삶에 가해지는 엄청난 파괴는 점잖고 대수롭지 않은 행동에 의해서 저질러 질 수도 있는 것이다. 따라서 폭력은 전혀 예기치않은 데서 얼마든지 일어날수 있는 법이다. 문제는 폭력이 일단 시작되면 그 과정속에는 더 이상 이성을 찾아볼 수 없게 되는것이다. 폭력의 과정은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식의 동태복수법을 적용시키기 위해 불화의 목적인 폭력의 단계적 확장으로 가차없이 상황을 이끌고 가서 순식간에 파멸시키고 만다.
필자는 폭력을 두 가지의 행위로 구분한다. 하나는 생명에 대한 의식과 경건함 속에서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일어나는 행위이며, 또 하나는 생명에 대한 외경심없이 공격적이고 수동적인 태도에 의해 무의식속에서 함부로 저질러지는 행위이다.
실제로 자연의 균형은 죽음에 의해 리듬을 갖고 생기를 띠게 된다. 먹고 살기 위해 소나 풀을 죽일 때, 그리고 소회시킨 소나 풀이 똥으로 배설될 때 밥-똥-땅이 순환되어 모든 자연계의 순환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 준다. 인간은 바로 이 순환의 한 고리이다. 이 순환에서 벗어날 수 없다. 이 순환을 끊어버리고 파괴하는 행위는 폭력이다. 이 폭력이야말로 전 지구상에서 가장 큰 공해이며 그러므로 비폭력은 생명운동에 있어서 가장 필요한 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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