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사탕…★
아직 첫 영성체를 하지 않은 남자아이와 함께 성당에 온 아버지가 아이를 자리에 남겨두고 영성체 행렬에 섰다.
경건한 걸음으로 한걸음, 한걸음씩 제단쪽으로 이동 하는데 어느 틈에 쪼르르 꼬마가 달려와서 아빠 옆에 섰다.
말없이 조용히 사랑스런 아들의 손을 쥐고 계속 앞으로 나아가던 그 아버지, 보기에도 맛(?)있어 뵈는 성체를 혼자만 드시는게 아닌가.
그걸 본 꼬마녀석, 『씨! 아빠 혼자 먹기야?』
그래서 그 성당엔 그후부터 아빠 엄마를 따라 나오는 꼬마들을 위해 따로 사탕을 준비하는데 이름하여「영사탕」이라나?
★…기 도…★
하도 말 안 듣고 말썽을 부리는 분도에게 엄마가 화가나서 명령했다.
『네방에 들어가서 한시간 동안 꼼작말고 앉아서 네가 지금 무엇을 청해야 하는지 잘 생각해 보고 기도 드리도록 해!』
그러자 방에 들어갔던 분도가 꼭 한시간 만에 빠꼼히 내다 보는걸 엄마가 부드럽게 불렀다.
『분도야, 그래 기도 드렸니?』
『응, 생각도 많이하고 기도도 했어』
『그럼 이제 우리 분도 말도 잘 듣고 얌전해 지겠네. 그래 무슨 기도를 드렸어?』
『그렇게 좋아 할 건 없어. 「내가 좀 떠들드래도 엄마가 잘 참을 수 있도록 해주세요!」하고 기도 했으니까』
★…독서 치고는…★
주일 새벽미사에 나오신 분이 그날따라 그렇게 적을 수가 없는데다 설상가상으로 모두 연세 지극한 노인들 뿐이다.
제2독서야 해설자를 시킨다고 하지만 제1독서 시킬 만한 사람이 없어서 수녀님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차에 젊은양반 한사람이 헐레벌떡 성수찍어 성호를 그으며 성당에 들어오는 것이 눈에 띄었다.
구세주라도 만난듯 반기며 수녀님이 그 사람에게 다가가서 제1독서를 부탁했겠다.
이윽고 제1독서 때가 이르자 그는 수녀님이 일러 주신대로 성큼 성큼 독서대로 나아갔다.
두꺼운 성서가 펼쳐져 있고 빨간 볼펜으로 시작 부분이 조그맣게 표시되어 있었다.
가뜩이나 촘촘히 씌여진 성서를 읽기도 힘들거니와 원래 구약이란게 현대적 언어가 아니라 자꾸 헷갈리는데 그나마 불이라도 좀 밝으면 좀 좋으랴. 한참을 떠듬 거리며 읽던 이 친구 잠시 뭔가를 찾는듯 하더니 마이크에서 입도 떼지 않은채『빌어먹을, 어느 줄 읽을 차례야!』
★…정신감정…★
고등학교에 다니는 아들녀석이 이상한 말을 하고 행동도 심상치가 않아 외국에서 정신분석학을 연구하신 신부님께 데려갔다.
『제1대 교황은 누구인가?』하고 신부님이 그의 아들에게 물었다.
『베드로 입니다』
『그럼 제2대 교황은 누구인지 아는가?』
『네, 클레멘스 교황입니다』
그러자 신부님은 그의 아버지에게『뭐, 지극히 정상 이군요. 집으로 데려 가십시오』
『신부님, 좀더 물어 보세요』
한참을 머뭇거리던 신부님『사실은 나도 그다음 부턴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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