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출장길에 참으로 오랜만에 어릴적 함께 복사서던 친구를 만났다. 이런저런 얘기중에 그 친구가 냉담중인 것을 알게됐고 마침 사순절도 다가오는 시기라 성사보고 신앙생활할 것을 권했다.
미적 미적하는 친구를 이끌고 다음날 가까운 성당의 주일미사에 참례했다.
그러나 그친구와 참례한 미사동안 내내 내얼굴은 붉은색으로 변해있었다. 강론시간에 이어진 강론아닌 30분간의 고함, 성당일 제대로 하지 않는다고, 냉담한다고, 정성이 부족하다고 꾸짖는 신부님의 강론을 들으며 참으로 무안했었다.
성당은 어떤 곳인가. 열심한 신자는 하느님 안에서 더욱 성실히 살것을 다짐하며 새힘을 얻고 죄인은 회개를 다짐하는 그런 곳이 아니던가.
잃어버린 양한마리에 대한 배려가 없는 곳 자꾸만 권위주의적으로 변해만가는 본당행정앞에 전교할 의욕도 신념도 사그라든다.
고함칠 수 밖에 없는 사목자의 고충을 이해할 순 있지만 일주일 내내 세파에 시달리다 지친 심신을 쉬려고 간 성당에서 듣는 강론아닌 고함으로 참으로 견디기가 힘들어 진다.
『다시는 성당에 가자는 소리 하지도 말라』던 친구의 소리를 들으며 나는『감실은 쓰레기통, 내안에 있는 내 모든 허물을 그분께 내놓아보자』고 설득했던 말을 두번다시 꺼내지 못하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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