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TV와 일간지상에 보도된 피눈물 흘리는 성모상은 많은 사람들에게 의혹과 충격을 동시에 안겨주었다.
한편에서는 성모상에서 흘러 내린 붉은 색 액체가 과연 성모의 피눈물일까 의혹을 제기하는 반면 또 한편에서는 진짜 피눈물로 받아들여 충격을 감추지 못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는 사실이다.
문제의 성모상은 중부 이태리 항구도시인 치비타베치아의 한신자가정 정원에 모셔져 있었는데 2월초 소위「기적」현상이 일어나 수천명의 인파가 몰려들기 시작하면서 다른곳으로 옮기게 되었다고 한다.
이 성모상의 주인인 파비오그레고리씨에 의하면 자신은『교회당국의 지시』에 따라 성모상을 다른곳으로 옮기게 됐다고 밝혔다. 그리고 현지 신문들은 치비타베치아부근 빤따노지역의 교통혼잡으로 경찰이 교통정리를 해야했다고 전했다.
지역신문들은 또 이 사건을 놓고 한편에서는 기적을 보러 인파가 몰리면 땅값이 치솟을 것을 노려 인근 주민들이 꾸민 장난이라고 보는 견해와, 검증결과 진짜 피로 밝혀졌다는 견해를 함께 보도했는데, 바티칸에서는 이미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지고있다.
이번 이태리 피눈물성모상은 우리나라 나주에서 1985년부터 문제시돼오고 있는 성모상 사건과 흡사하다. 나주본당소속 윤율리아씨집에 모셔둔 석고성모상에서 성모의 메시지가 발설됐다는 소문이 번지면서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하자 성모상은 한때 본당으로 옮겨지기도 했다.
얼마후 원래 집으로 되돌아온 성모상은 피눈물을 흘렸다고 소문이 나면서 많은 신자들이 암암리에 그곳을 찾아다녔다.
나주 성모상사건은 교구당국의 공식입장표명이 없는 가운데 사건보도가 통제되었으나 그동안 몇몇 언론보도와 한 외국인성직자에 의한 책자발간 및 윤율리아씨 본인의 증언 등으로 신자들 사이에 번져나갔다.
급기야 광주대교구는 지난해말 8명의 신부들로 나주 성모상사건을 검증하기 위한 조사위원회를 구성하기에 이르렀으며 이 위원회는 1월 9일 첫 모임을 갖고 향후 활동방향을 논의한바 있다.
여기서 우리는 이태리나 나주의 성모상사건을 기적으로 속단하기 보다는 교구차원이나 교황청의 공식조사결과가 나오기를 기다려야 할 것이다.
지금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기적의 가부보다, 성모마리아의 심중을 헤아리는 일이다. 과연 성모님이 오늘의 세태를 보고도 피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있겠는지 냉철이 돌이켜봐야 할 것이다. 기적은 그 다음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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