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운동에 평신도가 나섰다. 수원교구 평협은 지난 3월 4일 임원회를 갖고 교구민 모두가 세대별로 통일성금을 모으기 위한 「통일통장 갖기 운동」을 5월부터 실시해 나가기로 결의함으로서 주목받고 있다.
수원교구 평협의 이번 한 세대 한 통장 갖기 운동은 모아진 통일성금을 통일이 될때까지 찾지않고 계속 적립함으로써 통일후 성당신축과 사제파견, 성서보급 등 북한지역 복음화에 전액 사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교회의 통일노력에 구체성을 더했다는 평가다.
그동안 교회의 통일노력은 통일에 대한 당위성만 강조했지 통일을 대비한 성금모금 등 구체적인 노력은 미미했던 것이 사실이다. 92년 주교회의 추계총회에서 각 교구별로 통일준비기금을 조성키로 한 결정이나 지난해 여름 주교회의 북한선교위원회가 중심이 되어 중국 및 연변지역에 진출한 교회 단체들의 협의체인 북방선교협의회를 발족시킨 것이 돋보이지만 일선 본당 모든 신자들의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내는 데는 역부족인 상태다.
특히 김일성 사망에 따른 북한의 변화 등 통일을 향한 제반 환경이 무르익고 있는 시점에서 교회차원의 보다 적극적인 통일대비책으로 통일통장 갖기 운동이 시작됐다는 점에서 더욱 반가운 사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이다.
수원평협은 「갑작스런 통일」에도 대비한다는 차원에서 이번 운동을 벌이게 됐다고 한다. 북한의 나진ㆍ선봉 자유무역항개방 및 금강산 개발계획 추진, 일부 한국기업체의 북한진출, 북한 천주교대표 장재철의 최근 상주사제 파견요청 및 성당신축 요구, 김추기경의 방북희망 의사표명 등 급변하는 정황속에 언제 성큼 다가설지 모를 통일에 대한 거교구적인 대응책이라는 것이다.
수원평협은 「자유무역지역에의 선교사 파견 및 성서보급 그리고 파견된 사제, 수도자들의 사제관 수녀원 건립과 성당 신축은 바로 우리들이 해야 할 일」이라며 통일통장 갖기 운동에 나선 것이다.
교구장이 예금주가 되고 신자들은 매월 가족단위로 통일대비성금을 입금하는 방식으로 운용될 통일통장은 신자들에게 대북한 선교에 대한 의지를 심어주고 교육시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예상되는 문제점들을 보완하며 오는 5월 「범교구민 결의 대회」를 갖고 본격적으로 실시될 수원평협의 통일통장 갖기 운동. 「통일을 위한 기도는 있었으나 기도에 대한 책임을 지려 하지 않는다」는 자각아래 스스로 통일대비운동을 시작하는 평신도들의 자발성에 다시 한번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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