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특한 놈…★
필자가 다니는 D본당은 교적상 신자수가 8천6백명을 헤아리는 대식구 본당이다.
본당신부님은 대축일을 맞으실때 마다 일일이 수고하시는 분들을 거명하시며 박수를 보내주시는 자상한 분이다
보좌신부님이나 수녀님들, 그밖에 전례 봉사자들과 성당내 각급 직원들 심지어 수위아저씨까지 그들의 노고를 소상히 기억하시어 모든 신자들에게 말씀하시고 감사를 표명하시곤 하는데 그중에서도 백미는「진숙이」와「진돌이」까지도 챙기시는 (?)것이다.
「진숙이」「진돌이」는 누군가?
누구든지 성당 대문을 들어서면 제일 먼저 만나는 놈으로 진돗개 암수 한쌍이다.
암놈은 진숙이, 숫놈은 진돌이 인데 이놈들은 참으로 기특하게도 그 많은 사람들이 성당을 출입해도 신자면 꼬리를 흔들어대고 신자기 아니면 용케도 알아내곤 짖어댄다.
어디 그뿐이랴.
외출에서 돌아오시는 본당 신부님, 가족도 없는 썰렁(?)한 사제관으로 들어가실라 치면 제일먼저 반기는 녀석들이 바로 진숙이와 진돌이 아닌가.
그래서 D본당 신자들은 본당 신부님의 총애를 받는 진돌이와 진숙이, 이놈들에게는 아무도 함부로 대하지 못한다
★…오 케이!…★
성격이 활달하여 매사에 젊은이 못지 않은 정열을 가진 안나 할머니가 레지오를 아끌어 나갈때나 연령회를 주도할 때 늘 즐겨쓰는 말이『오 케이!』다.
금요일 아침 일찍 서둘러서 레지오를 끝내고 단원 모두가 오전미사에 참례하였다.
영성체 때 행렬에 서있을때까지도 아까 진행하던 레지오를 미사 시작 시간전까지 맞춰 끝내려고 서둘던 분위기가 온 정신을 감돌아 분심중에 미사에 임했는데 어느새 신부님이 성체를 안나할머니 얼굴에 터억 갖다 내밀며 엄숙하게 『그리스도의 몸!』하셨다.
그런데 안나할머니 『아멘!』 해야 할 순간에 하필이면 튀어나온 말이 그놈의 『오 케이!』 일게 뭐람.
★…따블 성당…★
우리나라도 이젠 전국의 성당 수효가 1천개가 넘을 날이 멀지 않았다.
그런데 숫자가 많다 보니 별의별 이름의 성당이 많은데 광역시로 이름이 바뀐 대구에는 옛날부터 성당동이란 동네가 있었다.
십여년전 교구 사목방침에 의해 이곳에도 성당이 하나 세워졌는데 이 이름이 기가 막힌다.
『○○성당의 아무갭니다』 하는 식의 소개를 해야 하는 곳이면 어김없이 『성당 성당에서 온 아무갭니다』하는 사람이 꼭 있어 참석자들이 이구동성으로 『거, 성당이름한번 거룩하네? 하는 본당신자들의 고심이 많았다』
이를 알아차린 P주임신부님 왈, 『신자여러분! 성당이름 치고 우리성당만큼 좋은거 있으면 나와보라 그래요. 다른 서당 신자들은 미사 한번 참례 하거나 조배 한번 하면 그 공로는 한번밖에 안되지만, 우리 성당은 이름 그대호 「성당 성당」이니 이게 바로 「따블 성당」이라 그 공로나 은총이 두배라는걸 아셔야죠, 안 그렇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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