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
가톨릭병원 중환자실에서 목숨이 오늘 내일 하는 환자가 있어 원목 신부님께 대세를 청했다.
죽음을 앞둔 환자는 신부님을 보고 『신부님, 저 세상은 어떤 곳일까요. 아마 좋은 곳이겠죠 그렇죠?』라고 두려운 듯 물었다.
그러자 신부님, 환자의 손을 꼭 쥐고 『좋은 곳이구 말구요, 아직까지 그곳이 싫다고 도망 나온 사람들이 하나도 없는것만 봐도 알 수 있잖아요?』
★…세계여행…★
세상이 참 좋아지긴 좋아진 모양이다. 해외여행이 자유로와짐에 따라 너도 나도 앞다투어 해외여행에 나섰는데 구라파를 늘 동경하던 신자도 아닌 K모씨, 유럽문화의 중심지라고 말할수있는 이태리의 로마에 들렀다.
늘 그렇지만 그나라의 문화는 그나라의 종교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법, 따라서 K모씨는 그곳 여행 안내자의 안내대로 따라다니는데 이건 완전히 천주교 성지순례코스와 진배 없더란 말씀.
이윽고 베드로대성당에서 들렀을 때 였다. 각국에서 몰려온 순례객들이 모두 일제히 성호를 그으며 제각기 저마다의 모국어로 『성부와 성자와 성신의 이름으로 아멘』하는데 그 소리가 서로 뒤범벅이 되어 가뜩이나 신자 아닌 K모씨를 더욱 이방인으로 만드는 것이었다.
괜히 촌스럽게 가만히 있는 것 보다는 저런 정도는 따라 함으로써 외톨이가 아님을 다른이들에게 보이고 싶은 K모씨, 주변에 서있는 사람들 하는 모습을 보니 모두 왼손은 가슴에 대고 오른손으로 이마와 아랫배 그리고 외쪽어깨와 오른쪽어깨 순으로 짚어가며 뭐라고 중얼거리는 것이었다.
그래서 K모씨도 따라서 성호(?)를 그었다.
『상ㆍ하ㆍ좌ㆍ우 아멘!』
★…간판…★
십여년 전 선종하신 대구대교구의 신상조 신부님이 시내 S본당에서 사목 하실때의 일이다.
인자하신 성품에다 매사에 조심스런 언동은 남다른 감동을 심어주셨다.
하기사 당신이 하느님 품안에 고이 잠드실때 절친했던 동료중의 한 분이셨던 K신부님께서 추도사를 통해 『그분의 일생동안 도레미파의 음계 중 「솔」이상의 높은 소리를 내시는걸 한번도 뵌 적이 없다』고 술회하실 정도였으니….
그런데 요 며칠전 성당 건너편에 간판이 하나 커다랗게 내 걸렸는데 애들이 그것을 보고 『신신부 속상해!』라고 읽으며 좋아했다.
마침 신신부님이 계신 S성당에서 지구별 사제회의가 열렸다. 회의에 참석하러 오신 손님 신부님들이 이 소리를 듣고 저마다 한마디씩 『신신부 속상해?』 『아니, 무슨 일로 그렇게 속이 상하십니까?』하시는게 아닌가?
도대체 무슨 간판이 어떻게 붙었길래 이 난릴까? 하고 내다 보니 온갖 잡다한 부속품이 진열대에 가지런히 채워져 있고 「신신 보속 상회」란 글자가 눈에 들어왔다.
이를 띄워읽기 무시하고, 가뜩이나 경상도 사람들 발음도 시원찮아(?) 『회』가『해』로 둔갑까지 하니 아이들은 재미있을 수 밖에…. 아무튼 이 말은 한동안 교구내에 떠돌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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