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충무에서 한 해를 살아야 했던 적이 있다. 가까운 성당을 찾아 충무에서의 첫 미사를 봉헌하고 성당을 나서는데 어떤 자매님이 『이 본당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며 어느 본당 소속이며 무슨 일로 왔냐고 물었다.
그 자매님을 선두로 30여분간 20여명의 형제자매님들이 똑같은 질문에 해왔고 나 또한 똑같은 대답을 하며 어리둥절 했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그들은 본당의 제단체 장이었다.
대도시 본당에서 구역반원들이나 소속단체 회원 그리고 몇몇 친분있는 사람외엔 얼굴조차 모르며 성당엘 다니던 나에겐 그분들의 친절은 이상했다. 다음날도 그 친절은 계속되었고 며칠이 지나는 동안 어색함이 사라지고 낯선 성당에서도 소외감도 사라지게 되었다.
한 달, 두 달 지내면서 나를 더욱 놀라게 한것은 혼인 미사나 장례미사 때면 신자들이 성당을 가득 메워 기쁨과 슬픔을 내 일인냥 함께했고 많은 사람들이 장지까지 따라가는 정성을 보이기도 하는 것이었다.
대도시에서 친척이나 연령회원 몇몇이서 초라한 장례를 치르는 것을 보아온 나는 이곳 신자들의 열성은 하나의 경이였고 이것이 바로 「공동체」라는 뜨거운 감동을 받았다.
특히 빈첸시오 회원들의 활동은 눈부신 것이었다. 신혼 단칸방에다 길에서 죽어가는 할아버지를 모셔다 놓고 같이 사는 분, 미혼모의 출산을 도와주며 삶의 터전을 마련해주는 분, 걸식하는 세 부자를 거두어주고 아이는 학교에 보내주는 분, 가난하여 죽음을 기다리는 환자들을 입원시켜 새삶을 살게하고 주님의 사랑을 심어주는 분, 이밖에도 많은 회원들이 참된 사랑의 실천으로 소금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었다.
내 본당에 돌아온 지금 아직도 남아있는 그 감격속에서 내 지난 신앙생활을 돌이켜보며 우리 모두 가톨릭교회가 다 그러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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