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신문이 4월 2일자로 창간 68주년을 맞았다. 먼저 오늘이 있기까지 이 신문을 키워온 모든분들께 깊은 감사와 찬사를 드리지 않을 수 없다. 나라를 빼앗긴 우리민족이 일제의 식민치하에서 굴종과 억압을 강요당하던 1927년 4월 1일, 5명의 젊은 평신도들이 소식보도, 의견교환, 보조일치란 3대목표를 내걸고 「천주교회보」란 이름으로 이 땅에 처음 뿌려졌던 한 알의 겨자씨가 68개성상을 지내면서 한그루의 거목으로 우뚝 자라났다. 여기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노심초사와 피와 땀이 밑거름이 되었다.
이 나무가 유년기 7년간은 비교적 평탄하게 자라오다 33년 4월 1일 창간6주년 기념호를 발간하고는 폐간하는 운명을 맞았다. 당시의 주교회의가 경향잡지ㆍ별지 그리고 천주교회보를 가톨릭청년으로 합병한 때문이었다.
이로부터 49년 4월 1일 복간(제74호)할 때까지 16년간을 성장이 정지당한 불운을 겪어야만했다. 복간 이후 곧바로 6.25동란을 비롯한 4.19, 5.16 등의 정변과 유신. 5공. 6공을 거쳐 오늘에 이르기까지 이 나무는 적지않은 세월의 배고픔과 소외와 고독의 날들을 견뎌야만 했다.
뿐만 아니라 이 나무는 때로는 모진 비바람에 가지가 부러지기도 하고 또 때로는 안팎에서 던지는 돌에 맞아 머리가 깨지기도 하고 살이 찢기는 고통도 맛 봐야만 했다.
돌이켜보면 이 모두는 성장을 위해 치르지 않으면 안되는 과정이기도 했고 또 이 나무에 쏟아준 애정의 표현이었음을 겸허히 받아들인다. 이러한 성장과정을 거치면서 이제 2년 앞으로 고희를 목전에 두게 된 가톨릭신문은 그 동안 성장의 열매를 나눠주기 위해 작은 노력들을 아끼지 않아왔다. 이 나무는 때로는 그늘이 돼주고 또 때로는 땔감으로 그리고 또 때로는 탐스럽게 열린 열매를 따먹게도 했다.
한마디로 이 나무는 3대의 사시(社是)에 충실하면서 그중에서도 이땅에 그리스도의 향기가 곳곳에 퍼져나가게 하는데 몸을 사리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자꾸만 오염되고 황폐화 되고 있는 이땅의 토양을 되살리기 위해 안간힘을 써오고있다. 이 나무는 자신이 뿌리내리고 있는 토양이 죽으면 함께 죽을수 밖에 없다. 그러기에 나무가 살고 토양이 살기 위해서는 함께 사투할 수 밖에 다른 길이 없음을 잘 알고 있다. 이제 2년 앞으로 다가온 70주년과 그 이후 80년 90년 1백년 등 연륜이 쌓여갈수록 가톨릭신문을 더욱더 우람하고 멋진 거목으로 키울 책임은 한국가톨릭교회에 달려있다. 더 구체적으로는 애독자제위의 손에 달려있다. 설레는 마음으로 고희를 바라보면서 각오를 새롭게 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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